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데뷔해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우리가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던 중, 영화 ‘기생충’이 2020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국제영화·각본의 네 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데 앞서 방탄소년단(BTS)은 2020년 8월 미국 빌보드차트를 포함해 전세계 음원 시장에서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우리 대한민국이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이란 신화를 창조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세계인의 모바일 의존도는 한층 높아졌다. 대한민국이 모바일 비즈니스 강국으로 우뚝 솟아오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순서>

1. 글로벌 컨텐츠 강국, 코리아

2. 우리의 탁월한 컨텐츠 창조력의 원천

3. 인터넷 비즈니스의 메카, 코리아

4. 블록체인 기술 채택을 통한 수익 극대화

5.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2의 한강 기적' 이룬다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드라마 대장금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무려 6개월 동안 TV 수상기 앞에 불러 모아 울리고 웃기는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은 코끼리 비스켓 수준일 것이다.

우리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방영됐을 때, 매회 1억명 이상의 지하철 출근족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했다고 한다. 어떤 중국 기업은 우리 드리마를 불법 다운로드해,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드라마 시청을 허용했다. 우리는 드라마 회당 100억원 상당의 광고료 수익을 도둑맞은 셈이다. 재주는 곰이 부렸지만, 엄한 사람이 돈을 벌게 해 준 것이다.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BTS를 비롯한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열광적인 팬덤 현상이 굿즈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캐릭터 사용료 등의 지적재산권 수입을 놓치고 있다는 점도 안타깝다.

한편, 막대한 콘텐츠 제작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성공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들이 상품화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는 현실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적절한 해결책은 없는지 살펴보자.

우리 정부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그릇된 시각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암호화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를 조만간 상용화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은 CBDC 도입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혹자는 암호화폐가 유효한 가치저장수단이 아니라는 경고를 했다. 혹자는 17세기 초반 네덜란드에 불었던 튤립 투기 광풍 사례를 들어, 암호화폐 열풍은 조만간 잦아들 것이란 경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 측면에서 튤립 뿌리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투자가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견지해왔다. 정부는 투트랙 정책을 채택해,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의 가치를 인정했지만, 국책과제 몇 개를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했을 뿐이다. 그리고,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수의 IT 기업들은 아직도 암호화폐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차산업 프론티어로 평가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회장도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글로벌 금융펀드들도 앞다투어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 구성자산에 포함하기 위해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블록체인 열풍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월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익명의 천재가 블록체인 논문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노라하는 전 세계 해커들, 전 세계 IT 보안전문가들, 그리고, 수학 마니아까지 가세해 블록체인 기술의 허구성을 입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암호화폐 마니아들과 유망 IT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2013년 비탈릭 부테린이란 19살 러시아 출신의 캐나다 교포 청년이 ‘이더리움’이라는 White Paper를 발표했고, 2014년 이더리움 Prototype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 세계인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기업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백서를 발표하고, ICO를 통해 상당한 자금도 확보했다. 이 중 일부 기업들은 탈중앙화된 기업(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설립해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오랜 기간 각광을 받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이 그만큼 막강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IT 기술이 아니다. 블록체인은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가 창조한 모든 정치, 문화, 사회, 교육 등의 모든 영역의 제도와 질서까지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인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정치의 근간까지도 바꾸고, 심지어 국가의 개념까지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기술이다. 그동안 기축통화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누려왔던 시뇨리지 효과까지도 없앨 가능성도 큰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

블록체인 기술은 인간이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비잔티움 장군 수학 문제를 해결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서버 없이 P2P 방식으로 거래를 완성하고, 완벽한 거래 익명성도 보장되고, 기술적으로 해킹도 불가능하고, 거래 처리비용이 극도로 낮다는 등의 장점이 돋보인다.

5G 서비스 상용화로 사물인터넷(IoT)이 활성화되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 큰 진가를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3년 사물인터넷과 연결된 디바이스 수는 35억개 정도이었지만, 2030년이면 100조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인구 1명당 1천개 내지 5천개의 인터넷과 연결된 디바이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곧 현실화될 것이다. IoT가 보편화될 경우,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의 IT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그리고, IT 이론까지도 뿌리부터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는 기반기술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이호연 스트레이트 선임기자
이호연 스트레이트 선임기자

탈 중앙화폐의 출현은 은행업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해 세계 리딩 뱅크들은 블록체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부동산 등기 권리증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만들고, 부동산 중개 서비스업도 존재 이유조차 없게 만들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도 디지털화되면서 지류 유가증권이 종적을 감추게 될 것이고, 증권거래소나 증권예탁원, 증권회사, 펀드운용사 등의 사업형태도 크게 바뀌거나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무역거래도 단순화되고, 국경 간 송금을 위한 SWIFT 망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웬만한 서비스 기업들은 DAO 형태로 전환되면서 무인화될 것이고, 거래 또는 중계 수수료 수준은 현재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지게 만들 것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디지털 유가증권 발행을 허용했고, 뉴욕시에는 무인 태양광 서비스 제공 회사도 등장했다. 비즈니스가 블록체인화 속도가 당초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암호화폐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면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의 적절한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익명성에 기대 마약이나 테러 등의 범죄에 활용될 위험도 있고, 자금세탁이나 해외 재산 도피 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위험성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OECD 산하의 FATF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 정부는 우리의 실명 확인제보다 높은 수준의 KYC(Know Your Customer)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ICO를 전면 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코인을 부정하는 것은 ‘팥소 없는 찐빵’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과 기득권 세력들의 오만함과 무지는 조선왕국의 쇄국정책(鎖國政策)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우리가 선진국과 같은 시점에 스마트폰 상용화를 허용했다면, 우리 모바일 관련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력은 현재보다 훨씬 강하게 성장했을 것이다.

블록체인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대세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의 정치인들이나 고위직 공무원들은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한류 콘텐츠 창조 기반 조성해야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수백 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인 스마트 콘트랙트 개념을 도입해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나 시나리오 제작비를 사후 정산 지급방식으로 변경할 수만 있다면, 초기 투자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어 많은 콘텐츠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에 사전적 계약을 통해 스마트 콘트랙트 기술을 적용할 경우, 작곡가, 작사가, 가수 또는 연주자 등에게 기여도에 따라 실시간 무인 방식으로 대가를 분배할 수 있다. 현재 저작권 협회가 노래방 면적을 기준으로 음원 사용료를 징구해 어림짐작으로 콘텐츠 제작 관계자들에게 분배하는 모순점 등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통한 콘텐츠 수익 극대화 방안

Cross-border 투자유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부터 전해 들은 사례를 소개해 볼까 한다.

미국 월가로부터 영화사업 투자와 관련해 한국 측 전략적 투자를 주선해 달라는 투자요청서를 받고, 그들의 스케일과 정교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는 사업 대상기간, 국가 및 수익원 창출 등의 3개의 축을 기반으로 작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사업 대상 기간은 50년이었고, 전 세계 50여개의 국가에서, 50개 이상의 채널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을 추정 매출액으로 계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관 상영 수익부터, 비디오가게, 케이블 방송 사용료 수입을 비롯해 학용품에 인쇄된 캐릭터 사용 등의 지적 재산권 수입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이 반영돼 있었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에서 창출될 미래 수익원을 누수 없이 매출로 연계시키기 위한 사전적 준비가 너무 부러웠다고 한다.

우리가 차후 ‘대장금’ 또는 ‘태양의 후예’ 등의 역작을 만들 때, 미국 기업들이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재무관리 기법은 정말 배워야 할 것이다.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복제를 통제하게 되면, 뮤직비디오나 드라마 시청료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징구할 수 있다. 수익 창출이 가능한 채널을 전부 열거하고 캐릭터 사용 등의 지적재산권 수입도 놓치지 않고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장금 드라마를 예로 든다면, 드라마 제작 시 주연 배우에게 지급하는 출연료는 적은 대신, 그 주연배우는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시청료 수입이나 대장금 로고가 포함된 화장팩 로열티 등의 수익을 더 많이 챙길 수도 있다.

유희(遊戱) 코인 활성화 전략

오래전 미국에서 신용카드 서비스가 태동할 무렵, 대형은행이나 유명 카드사들은 대기업의 임원이나 변호사 등의 전문직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여 골드카드 회원확보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반면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어떤 지방은행은 마일리지 혜택을 주면서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유명 대학의 학생들을 회원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몇 년이 지나 신용카드 사업이 활성화되자, 회원 가입 당시의 학생들은 고액 연봉자로 신분이 바뀌어 있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록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어느 벤처기업 컨설턴트로부터 들은 경험담을 소개해 볼까 한다. 필리핀의 어느 10대 중학생 소녀가 전자상거래로 우리나라의 아이돌 굿즈를 반복적으로 구입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는 것이다. 거래 경로를 보면, 인터넷으로 필리핀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홍콩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거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환전을 하는 등의 복잡한 글로벌 송금 거래를 실행했다고 한다. 원화로 환전을 거쳐 우리 아이돌 그룹의 굿즈를 전자상거래를 통해 반복적으로 구매를 하더라는 것이다. 복잡한 크로스 보더 지급결제방식과 전자상거래 패턴을 완벽하게 꿰고 있더라는 것이다. 환전 수수료 절감, 신속한 국제 배송 등의 이점까지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주기적 반복적으로 다량의 굿즈를 구매하는 것으로 볼 때, 이 소녀는 아이돌 굿즈를 대량 매입해 친구들에게 파는 유통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BTS의 팬덤 열풍 정도를 볼 때, 소속사가 굿즈 구입이나 음원 청취를 하려면, 특정 코인을 사용할 경우 혜택을 더 준다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ARMY 군단의 적극적 마인드나 극성인 팬덤 현상을 감안하면, 적어도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밀레니엄 Z세대 회원확보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다수 회원을 기반으로 먼저 온라인 거래의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어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한다면 BTS는 단숨에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BTS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보다 잠재적 MZ세대 코인 마니아를 향한 소구력은 훨씬 강하다고 본다.

중국이 디지털화례 CBDC를 통해 위안화를 기축통화화하려는 강한 정책 드라이브 현상을 볼 때, 암호화폐의 보편화 시기는 훨씬 더 앞당겨질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비롯해 다수의 사이드 코인들도 사용처를 늘리기 위한 라스트마일 확보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만약, 밀레니엄 Z세대로 구성된 1억명의 회원을 확보한 기업이 있다면, 몇 년 후 암호화폐가 보편화 될 즈음 해당 기업은 글로벌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력이 그만큼 커졌고, 인구도 많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이 우리보다 크기 때문에, 우리의 글로벌 암호화폐 마니아를 향한 소구력은 중국보다 약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BTS의 전 세계 MZ세대를 향한 소구력은 중국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우리의

콘텐츠 기업들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