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코로나 이후 최고치, 초저가 경쟁으로 고객몰이
주도권 싸움 본격화…"출혈경쟁, 치킨게임 돼선 안될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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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코로나19에 얼어붙었던 소매유통가에 봄이 왔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최저가를 내세우며 고객 몰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CCSI가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섰다는 것은 경제 상황, 전망 등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가계수입전망을 제외한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5개 지수가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마트·편의점·슈퍼마켓에 봄이 오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데다가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소매유통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 조사한 '2021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2분기 RBSI는 전분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103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래 가장 높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태별로 대형마트(95)가 전분기보다 52포인트나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마트를 찾는 고개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편의점(97)도 전분기 대비 36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연장되면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새학기 시작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에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홈쇼핑(114)은 온라인장보기, 간편식시장 확대로 기준치 100을 훨씬 상회했다.

소비자들 실제 지갑 열었다

올 봄 소비자들도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한카드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카드승인액은 13조5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카드승인액은 올 1월까지 감소세를 나타내다 2월 증가로 돌아선 뒤 3월 증가폭을 키운 것이다. 3월 증가율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치다. 특히 코로나19와 무관한 2019년 3월(12조220억원)과 비교해도 12.4% 늘었다.

온라인소비 확대가 전체 카드 사용액을 끌어 올렸다. 온라인 카드승인액은 지난해 3월(21.3%)부터 올해 3월(19.9%)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주도권 싸움 치열…최저가 경쟁

온라인 소비가 활황을 보이면서 이마트와 쿠팡 등 유통업계의 최저가 경쟁이 본격화됐다. 쿠팡이 먼저 무료배송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이마트가 최저가 보상제로 응수했다. 

쿠팡은 유료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회원도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한 상품이 쿠팡·롯데마트몰·홈플러스몰 판매 상품보다 비쌀 경우 포인트로 소비자에게 차액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유통업계 전체에 선전포고 했다.

마켓컬리도 60가지 식재표 제품에 대해 최저가 전쟁에 뛰어들었고 이베이코리아, 롯데마트 등도 최저가 전쟁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자칫 무리한 프로모션 경쟁 속에서 업계간 출혈경쟁으로 흘러가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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