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일본 출장 후 복귀에 행보 주목
'라이벌' 신세계에 재계 영향력 밀려나
굵직한 M&A로 존재감 부각시킬지 관심↑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롯데그룹이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에 영향력과 경쟁력에서 다소 밀려나는 모양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 한 달여 만에 국내로 복귀하며 더욱 적극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귀국한 후 경영 현안 처리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얻었다.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이제 롯데그룹의 과제는 경쟁력 확보다. 수년간 이어져온 유통 업계 현황 변화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2016년 사드 사태로 해외사업이 어려워졌고 중국 시장 완전 철수로 인해 해외 매출 위상도 급감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와 함께 백화점 마트, 면세점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통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졌다. 오프라인 유통 중심인 롯데 입장에서 위기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세계는 잇따른 M&A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유통 연대를 맺었고,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재 SSG야구단)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여성 패션 1위 플랫폼인 'W컨셉'도 인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해온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가 연이은 M&A로 재계 영향력과 투자자의 관심을 끈 것과는 달리 롯데는 M&A 부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롯데가 경쟁사들과 격차가 벌어졌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들려올 정도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은 "롯데가 본업을 잘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는 롯데를 도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한 듯 롯데는 M&A에 적극 나서고 온라인 사업 경쟁력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먼저 M&A 부문에서는 올해 최고의 매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롯데는 현재 실사를 진행하며 다음달 말로 예정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그룹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결합시켜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점유율도 끌어올려 쿠팡, 네이버 쇼핑과도 겨뤄볼 수 있다.

또 다음달 4일로 예정된 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 예비입찰 참여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가는 각각 5조원, 2조원 안팎이다. 어마어마한 금액인 만큼 신동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수적이다.

자금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지난 13일 롯데쇼핑이 내놓은 2020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롯데쇼핑은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9000억원을 보유했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을 합하면 롯데쇼핑의 투자 가능 재원은 3조2400억원이 넘는다.

이외에 롯데는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인수에도 참여했다. 중고나라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중고품 거래 시장에도 진입했다.

롯데는 적극적인 유통 분야 M&A와 함께 내부의 온라인 쇼핑 강화에도 나선다.

최우선 과제는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재정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롯데온은 총 3조원을 투자했으나 타사에 비해 느린 배송, 불편한 고객센터, 미흡한 시스템 등으로 아쉬운 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 타온라인몰이 급성장한 것과 달리 '롯데온'의 성장률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이에 사업부진의 책임을 지고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대표가 물러났다.

후임으로 M&A 대상자인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가 영입됐다. 외부 인사 수혈과 함께 롯데온의 사령탑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했다. 롯데온의 오픈마켓 사업 확장과 함께 간편결제 고도화 등을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안팎에서 더 이상 경쟁사에 밀려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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