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2의 한강 기적' 이룬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데뷔해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우리가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던 중, 영화 ‘기생충’이 2020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국제영화·각본의 네 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데 앞서 방탄소년단(BTS)은 2020년 8월 미국 빌보드차트를 포함해 전세계 음원 시장에서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우리 대한민국이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이란 신화를 창조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세계인의 모바일 의존도는 한층 높아졌다. 대한민국이 모바일 비즈니스 강국으로 우뚝 솟아오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순서>

1. 글로벌 컨텐츠 강국, 코리아

2. 우리의 탁월한 컨텐츠 창조력의 원천

3. 인터넷 비즈니스의 메카, 코리아

4. 블록체인 기술 채택을 통한 수익 극대화

5. 포스트코로나 시대, '제2의 한강 기적' 이룬다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미국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지난 14일 뉴욕증시에 데뷔해 당일 종가 기준 95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5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10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달성했다.

신규 상장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의 기세는 전통적 굴뚝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창업한 지 불과 10년 안팎의 기업들이 100년 이상의 전통을 앞세운 기업보다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된 기업 대부분은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미래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력은 IT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력 수준이 좌우한다. 그중에서도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의 기술 의존도가 높다. DNA기술이란, 빅데이터 또는 정보과학 등의 Data 기술, 초연결성을 구현하는 IOT 기반의 Network 기술, 그리고, AI(인공지능) 기술을 지칭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초강국 코리아 도약 '절호 기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IT 기술과 DNA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기술력 바탕에 깔고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초강국으로 부상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머리가 좋고, 잘 놀고 즐길 줄 알고, 부지런하고, 은근과 끈기, 그리고, 그칠 줄 모르는 열정과 집념 등의 좋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났다. 이런 유전인자는 인터넷 관련 산업 영역에서의 성공을 담보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4차 산업 친화형 유전인자가 환하게 빛을 발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적 요소들도 4차 산업혁명의 꽃 피우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원시 농경사회부터 현재까지 경험을 가진 세대부터 X·Y 세대를 거쳐 밀레니엄 Z세대까지 수도권에 밀집해 어울려 살고 있다는 점이나, 전통적 뿌리 산업부터 최첨단 산업까지 두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우리만이 가진 강점이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에 필요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술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IT 기술력은 중요한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경쟁력의 원천인데, 기술관리와 관련해 우리가 취사선택해야 할 전략 등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의 핵심 '선택과 집중'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호연 스트레이트뉴스 선임기자
이호연 스트레이트뉴스 선임기자

먼저 미래 환경변화를 읽고 SWOT(강점, 약점, 기회 및 위협 요인) 분석을 한 후 경영전략 방향을 설정한다. 경쟁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 세분화, 목표시장의 선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적절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시장점유율 목표를 설정한다. Plan-Do-See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은 끊임없이 조직체계나 관리시스템을 바꾸는 혁신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관리 분야의 혁신만으로는 5년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소 30년 이상의 기간을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력을 유지하려면 기술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다.

기술이란 인간의 욕구충족에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수단이나 활동이다. 기술은 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과학이란 보편적 진리나 법칙을 발견하기 위한 지식 체계이다. 기술은 체계적 관리를 통해 축적되고, 축적된 양이 많을수록 시너지가 발생한다.

기술관리는 기술 테마선정, 진도관리,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사후관리 분야로 세분된다.

연구·개발 테마 선정 기법은 환경분석, 투입비용과 산출물 가치를 비교하는 B/C분석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이는 중기재정전략 수립 시 수행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법과 유사하다.

진도관리는 전통적인 PERT/CPM 기법 또는 동시공학 기법 등을 통해 수행된다. 위험관리 등의 기법도 동원된다. 대체로 개발 기간과 비용 단축을 목표로 PMS(프로젝트관리시스템)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사후관리는 특허 등록 관리는 물론,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방어 및 공격관리 기법 등이 포함된다.

대한민국은 산업화 역사가 짧아, 선진국과 비교할 때 순수과학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자랑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 특히, 원천기술 분야의 경쟁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고 실망만 할 일은 아니다.

우리는 산업화 초기 자동차, 조선 또는 철강 산업 등의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없어,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 기업들과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해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술이전을 받았던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우리의 오퍼레이션 기술 수준은 선진국 기업의 경쟁력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응용기술이 없다면 해당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이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제조 및 운영 측면의 기술력도 원천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근로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과물일 것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옛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다.

4차산업 분야에 국한하면, 우리의 원천기술 수준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 응용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우리가 반도체 핵심기술 또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높은 생산수율이나 응용 특허 보유 수준은 선진국 뺨칠 정도이다. 5G 장비 등의 하드웨어 기술도 마찬가지다.

비록 운영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분야 또는 네트워크 분야 등의 원천기술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분야에서의 응용기술력은 선진국 못지않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픽 기술이나 음원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의 펀(Fun) 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게임 또는 음악 등의 콘텐츠 창조력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탁월한 DNA나 환경조건을 적절히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거나 기존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능력도 탁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소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가 원천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무리한 투자를 실행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의 길,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 강국 '코리아' @스트레이트뉴스
포스트 코로나의 길,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 강국 '코리아' @스트레이트뉴스

우리가 종종 저지르는 오류를 지적해보자. 우리는 ‘한국형 OO’라는 말을 입에 자주 올린다. ‘한국적’이란 수식어는 종종 쓸데없는 애국 명분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말도 개인적 욕심을 번듯한 정치적 명분으로 분칠하기 위해 탄생했을 것이다. ‘애국주의는 악당들의 피난처’라는 영국 속담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는 ‘한국적 DB’ 또는 ‘한국적 OS’ 개발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예산을 낭비한 적이 있다. 시장규모를 추정하고, 경쟁력 분석도 제대로 하질 않고, 시장점유율 추정을 통해 전체 수익규모를 예측하고, 투입비용을 고려한 B/C 분석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것이다. 개발의 성공도 기대하기 어렵지만, 설령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제품 경쟁력도 수준 이하일 것이 분명하고, 투입비용이 훨씬 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술관리 분야에서의 헛발질은 국력의 낭비를 초래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지금도 자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바람직한 기술관리 방향

우리의 공공정보시스템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탁월한 혜안 덕분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도 행정전산망 선도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골격을 갖추게 되었다.

행정서비스 품질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품질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수출 실적은 너무 초라하다. 공공정보시스템의 차세대 작업이나 고도화 작업은 글로벌 수출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모든 공공정보시스템 DB를 구축해야 할 것이고, 시스템별 강점 등을 포함하는 홍보자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각국 공관에 공공정보 시스템 담당자를 파견해, 해당 국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현지에서 IT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교포 등과의 국내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조직법상 공공정보 시스템의 주책임 부처는 행정안전부다. 과거 정부는 전자정부법에 근거해 ‘국가 CIO’ 제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정부 내에는 실질적으로 공공정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담당자가 없다. 공공정보시스템의 전반적인 개발 품질관리와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위해 국가 CIO를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돈 버는 기술’도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데, VISA가 과거 실행한 ‘돈 버는 기술’ 활용 사례를 들어보자.

VISA는 신용카드 서비스 분야를 최초로 상용화시킨 당사자가 아니다. 우리도 과거 야근을 할 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조그만 공책에 기록하고 월말 정산을 했었다. 조금 발전한 모습이 식권관리 방식이었고, 이것이 신용카드 후불결제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미국 지방은행들은 이러한 수작업 방식을 전자결제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신용카드 사업 초기에 카드회원이 다른 지역에 출장을 가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 없었다. 가맹점 거래 은행과 회원관리 은행이 달랐기 때문이다. 타 지역 신용카드 서비스 결제와 관련해, 은행 간 수익 분배를 위한 정산작업이 필요했다.

당시 VISA는 실체도 불분명한 기관이었다. 유대인들이 세계 주요 은행의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점에 착안해, VISA 인터내셔날이란 조직을 만들었고 은행 간 정산료 산정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VISA는 전 세계 주요국가에 지사를 설치하고 엄청난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나 콘텐츠 서비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돈 버는 기술’과 적절하게 연계시키지 못하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기간 중 우리 정부는 미국의 바텔연구소(Battelle Lab)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KIST를 설립했다. 당시 우리는 기술개발 및 관리 등과 관련 기법을 바텔연구소부터 전수받았다. 현재 바텔은 2005년 고려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첨단 과학기술 연구과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산학협력 실태는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에는 연구비 횡령이나 예산 낭비 실태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예산낭비나 부정사용 예방기능이 강화됐지만, 아직도 틈새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차제에 선진 R&D 관리 노하우를 전수받아 연구개발 예산 편성과 집행 기능 강화, 그리고, 특허청의 특허 정보 검색서비스(KIPRIS)와 연계 등을 통해 R&D 시스템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자

R&D 투자관리와 관련해, 우리는 아직 순수과학의 산출물을 비즈니스와 연결시키는 수준도 일천하고, 초기 기술개발 단계에서의 엔젤 투자관리 기법 등은 시도조차 해보지도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과 관련해 해외수출을 통해 창출할 부가가치 창출력과 자국 내 일자리 창출 수준 등의 단순한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나,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의 순수과학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사례 등을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국가들의 기술력은 대체로 전쟁을 치르면서 축적한 부산물이다.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주요기업들도 전쟁물자 조달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탱크나 비행기 등의 군수물자 생산에 필요한 노하우가 상용목적으로 활용된 사례이다. 원거리 무선 통신기술도 ICBM 통제를 위해 정교화되었고,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도 미 해군의 전략 강화 과정에서 탄생했다.

대한민국은 전쟁물자 조달 경험도 없지만, 당당히 30·50 클럽에 가입했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우리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낼 책무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멈춘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씻지 못할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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