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 국회서도 질타
방통위 부위원장 "통신3사 전수조사 시작할 것"
구현모 KT대표 사과 "잘못 인정…재발 방지 최선"

KT의 10기가 인터넷이 실제로는 속도제한이 걸려 있었다는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KT의 10기가 인터넷이 실제로는 속도제한이 걸려 있었다는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KT의 10기가 인터넷이 실제로는 속도제한이 걸려 있었다는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정치권도 관련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이동통신3사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오후에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T를 비롯한 이통3사의 전수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 부위원장은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대해 “KT에 대해 선착수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방통위와 함께 실태조사를 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며 “살펴보고 필요하면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KT ‘10기가(Gbps, 초당 기가비트) 인터넷’ 서비스 품질 저하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한 실태점검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 서비스 품질 저하와 관련된 실태점검은 단순히 10기가 인터넷 등에 국한되지는 않고 전체 인터넷 상품을 대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정숙 의원은 “(의원실에서)자체적으로 500메가 서비스를 테스트했는데, 최저 기준(250메가)에 훨씬 못 미치는 95메가 속도가 나온다는 걸 확인했다"며 "다른 상품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KT의 단순 오류로 10기가 서비스 가입자 13.5%가 피해를 입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며 프로그래밍 오류라는 KT의 해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논란이 된 10기가 상품 외에도 100메가·500메가·1기가 등 더 낮은 요금제 상품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관련 논란에 대해 KT의 제2노조인 KT새노조도 불만을 터트렸다.

KT 새노조는 “10기가 인터넷 속도가 논란이 됐을 때 KT직원들에게 제일 먼저 나온 반응은 ‘터질 게 터졌다’였다. KT 직원뿐 아니라 KT서비스 설치기사들의 내부 고발도 터져 나왔다”면서 “그동안 KT는 영업실적 때문에 기가인터넷이 불가한 곳에도 개통하도록 하청을 압박해왔다. 그런데 이제 문제가 터지니까 이걸 하청업체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0기가 인터넷 속도를 설명 중인 IT 유튜버 잇섭.
10기가 인터넷 속도를 설명 중인 IT 유튜버 잇섭.

이번 KT 인터넷 상품 품질 논란은 유명 IT유튜버 잇섭의 폭로로 야기됐다.

잇섭은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10기가 요금을 냈는데 사실 100MB였습니다? KT빠인 내가 10기가 인터넷을 비추하는 이유 (2년 실사용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잇섭은 영상을 통해 "KT의 10Gbps 인터넷 요금제에 가입했으나, 여러 테스트를 거치며 속도를 측정해봤더니 100Mbps로 서비스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10Gbps 인터넷 요금제는 월 8만8000원으로, 월 2만2000원인 100Mbps 요금제보다 4배가량 비싼데도 이에 걸맞은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1일 사용량이 1TB를 초과하면 속도 제한이 걸리는데, 저의 경우 하루 사용량이 200~300GB여서 속도 제한에 해당하지 않았다"라고도 설명했다.

잇섭은 "KT에서 제 인터넷 사용량이 적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 국내 통신사가 아직 10기가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소비자가 느려진 속도를 증명하기 전에 KT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고쳐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러한 잇섭의 사연이 담긴 동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도 자신들의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뒤 그 결과를 공유했고 잇섭의 사연처럼 제대로 된 속도가 나오지 않은 사례가 여럿 등장했다.

KT 구현모 대표
KT 구현모 대표

관련 논란이 커지자 KT는 구현모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했다.

구현모 대표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을 조사해보니 시설을 옮길 때 속도 설정 부분이 잘못돼 있었고,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기가와 5기가 인터넷 고객을 조사한 결과 24명 고객 설정이 잘못된 것을 발견했고, 감면과 함께 재발이 안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KT는 지난 20일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10기가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KT는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며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개별 안내를 드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감면해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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