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내외 악재에 최대 위기…'나쁜 기업' 이미지 쇄신 시급
MP그룹, 회장 갑질에 1위→매각…한샘도 갑질 논란에 이미지 하락

지난 2013년 5월 9일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센터에서 남양유업 김웅 대표 등 임직원들이 '영업직원 막말 음성파일'로 불거진 강압적 영업행위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3년 5월 9일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센터에서 남양유업 김웅 대표 등 임직원들이 '영업직원 막말 음성파일'로 불거진 강압적 영업행위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약자에 대한 갑질과 범죄 등으로 '나쁜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 기업들이 업계에서 도태되고 있다. 불매운동으로 인한 실적 저하와 주가 하락 등으로 경쟁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ESG 경영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사건이 터진 2013년 매출이 1조2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5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남양유업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4년 이후 20여년만의 처음이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밀어내기식 영업을 벌이다 불매운동 역풍을 맞고 좌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9489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대가 무너졌고, 영업이익은 771억원 손실, 당기순손실도 535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2019년엔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남양유업에도 타격을 입혔다. 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경쟁사의 제품을 비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나쁜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남양유업의 추락은 경쟁기업인 매일유업에 기회가 됐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2년과 비교해 각각 36.44%, 225.56% 증가했다.

올해엔 회심의 불가리스 보고서가 뼈아픈 실투가 되면서 다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77.8%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질병 당국과 전문가들이 실험결과가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식품안전의약처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조작 조사까지 받게 됐다.

올해 실적 전망도 녹록치 않다. 남양유업이 기업 이미지 쇄신을 ESG 추진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남양유업에 대한 나쁜 기업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에 경쟁사 비방, 외손녀와 불가리스 논란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내외부 악재 속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모습"이라고 말했다.

CEO 때문에 쇠락한 기업도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했던 MP그룹은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리면서 결국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정우현 전 회장은 경비원에 대한 폭행과 치즈통행세 등 대리점 갑질로 업계 1위에서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걸었다.

가구회사 한샘도 신입사원의 사내 성폭행 문제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면서 불매운동에 몰린 바 있다. 또 채용과정에서 갑질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나쁜 기업 이미지가 씌어졌고, 결국 실적 저하와 주가 추락을 막지 못했다.

한샘의 주가는 2015년 34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 26일 현재 11만4500원에 거래되는 등 주가가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나쁜 기업에 대한 기업 신뢰 하락은 여지없이 불매운동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실적과 주가에 직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부분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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