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싼타페·엘란트라·코나 39만대 리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 "화재 위험성 감지"
세타2엔진에 전기차 배터리까지 품질 논란 이어져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북미 지역에서 화재 위험성이 감지된 차량 39만대를 시정조치(리콜)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로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나 꾸준히 리콜이 시행되면서 품질 신뢰성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6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판매한 39만 대를 대상으로 리콜에 들어간다. 이번 리콜 조치는 화재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진행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3~15년형 싼타페 20만3000대 ▲2019~20년형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2019~21년형 코나·벨로스터 18만7000대 등이다.

NHTSA에 의하면 싼타페에서 누출된 브레이크 오일이 브레이크 잠금 방지 시스템(ABS) 컴퓨터로 유입돼 합선 현상이 발생해 화재가 날 수 있다.

차주들은 리콜 사유에 따라 북미 지역 현대차 대리점에서 ABS 컴퓨터와 퓨즈 교체, 피스톤 소음 감지 소프트웨어 설치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필요시 엔진 교체도 가능하다.

현대차 측은 이번 리콜이 지난해 9월 리콜의 확대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퓨즈 교체가 안전 위험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확인해 리콜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번 리콜과 관련된 화재는 지금까지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망자는 없었다.

NHTSA 측은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들에게 화재 위험 해결 전까지는 차량을 야외에 주차할 것을 권고했다.

또 엘란트라, 코나, 벨로스터 등 3개 차량은 엔진 문제로 리콜에 들어간다. 3개 차량은 모두 2.0리터 엔진을 탑재했는데 피스톤링 열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엔진에 손상 및 오일 누출, 화재 위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현대차는 엔진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교체에 나설 예정이다. 또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6월 말부터 차주에게 리콜 통보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논란이된 2.0리터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기아자동차 차량도 리콜이 시행했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에 2020~21년형 쏘울, 쎌토스 14만7000대를 피스톤링 문제로 리콜을 실시했다.

또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투싼은 지난달 1일 유럽에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브레이크잠김방지시스템(ABS) 결함으로 차량 화재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생산된 모델이 대상으로 1만3000대가 해당된다.

투싼의 리콜은 유럽 뿐만 아니라 북미, 호주, 중국 등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현재(4월 기준)까지 리콜 대상은 80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중앙)이 지난해 7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중앙)이 지난해 7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뿐만 아니라 정의선 회장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 모델 ‘코나EV’가 품질 신뢰성에 약점을 보이면서 대거 리콜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코나EV 등 전기차 3종 8만2000대에 대한 리콜 비용을 3대7로 분담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현대차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종전 2조7813억원에서 2조3947억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작년 4분기 실적에 코나 EV 리콜로 인한 충당금 3866억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이미 반영했던 코나 EV 리콜 비용 389억원을 포함하면 현대차가 전기차 리콜 비용으로 충당하는 금액은 총 4255억원이 된다.

작년 3분기에 세타2 엔진 관련 충당금 등 품질 비용으로 2조1352억원을 반영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품질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타2엔진 리콜로 대규모 리콜조치를 진행했지만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전기차 화재 논란으로 리콜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품질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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