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사측의 연이은 폐점매각에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지난해부터 알짜매장을 폐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직원들의 고용보장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조는 6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K 인수 6년만에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사모펀드의 부동산투기와 먹튀매각 규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노사는 폐점매각 문제로 작년에 시작한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이후 지속적인 부동산매각을 통해 3조 5000억원의 매각대금을 챙겼다. 아울러 이윤극대화를 위해 노동자 9000명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가 인수 이수 6년 동안 매각한 홈플러스 매장과 부지 등 부동산이 무려 3조 5000억원치에 달한다. 이는 홈플러스 인수자금 7조 2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라며 “사모펀드 MBK가 투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알짜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하면서 홈플러스를 산산조각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K가 지난해부터 자행하고 있는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은 부동산개발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투기”라며 “MBK는 사모펀드계의 특대형 부동산투기꾼”이라고 주장했다.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홈플러스 140개 매장 중 매출 최상위 매장을 중심으로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을 연이어 추진 중이다. 

전국 매출 최상위권인 안산점과 부산지역 매출 1위 가야점을 필두로 대전둔산점과 홈플러스 1호 매장인 대구점까지 현재 폐점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매장은 4곳이고, 대전탄방점은 올해 2월말로 폐점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 밖에 몇몇 알짜매장들이 계속해서 추가 폐점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벌어들인 매각대금 총 3조 5000억원 가운데 작년 1년 동안 4개 매장(안산점, 둔산점, 탄방점, 대구점) 매각으로 벌어들인 매각대금만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노조는 “전국 매출 최상위권의 흑자매장이라 하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현금만 챙길 수 있다면 홈플러스 지속발전과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는 아랑곳없이 무차별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K 인수 이후 6년간 무려 9000명의 마트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최저임금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인력부족으로 인한 노동강도 증가까지 떠안게 되면서 2중 3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잇단 폐점매각으로 고용위기에 몰린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6일 오전
잇단 폐점매각으로 고용위기에 몰린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6일 오전 "MBK 인수 6년만에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사모펀드의 부동산투기와 먹튀매각 규제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홈플러스 직영직원수는 2015년 12월 2만5359명에서 2021년 2월에는 2만830명으로 총 4529명이 감소했다. 외주·협력직원 등 간접고용 직원은 2015년에 비해 2019년 12월 기준 4349명이 줄었다. 직영직원과 간접고용 직원을 합치면 약 9000명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노조는 “문재인정부는 MBK의 부동산투기, 먹튀매각을 언제까지 묵과할 것인가. 문재인정부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국내 유통 2위 홈플러스는 도미노폐점으로 산산조각 날 지경에 이르렀고 노동자들은 대량실업과 고용불안에 내몰렸다”며 “하루 빨리 사모펀드의 부동산투기와 먹튀매각을 규제하라”고 촉구했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사모펀드 투기자본의 부동산투기 규제하랬더니 정부와 국회는 투자자 보호만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지난 3월에 통과시켰다”며 “이게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던 문재인정부가 할 짓이냐”며 비판했다.

이어 “사모펀드의 기업먹튀와 부동산투기로 건실한 기업은 이리저리 팔려다니며 만신창이가 됐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은 박탈당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당장 사모펀드 규제법안을 마련하고 이들의 먹튀매각, 부동산투기로부터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사모펀드의 기업사냥과 먹튀 규제는 없이 투자자 보호에만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는 “현 상황에서 MBK가 홈플러스 매장 몇 개를 더 팔거나 문 닫는다고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홈플러스를 지키기 위한 끝장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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