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 내달 7일 결정
롯데·신세계·SKT·MBK파트너스, 예비입찰
"몸값 비싸다" 비판에도 몸값 경쟁 격화 양상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여부가 다음 달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여부가 다음 달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여부가 다음 달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최근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 본입찰 일정을 6월 7일로 통보했다.

지난 3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베이코리아가 약 5조원 수준의 몸값을 바라는 상황에서 인수자들은 약 3조원 가량의 가격을 제시해 가격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매각 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면서 입찰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 주도의 신세계그룹이 예비입찰 당시 네이버와 손을 잡고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전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쿠팡 대 반쿠팡 연합 구도로 갈라진 이커머스 업계에서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양사가 손잡을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양사는 이전부터 온·오프라인 쇼핑 분야에서 협업을 지속하고 있어 이번에도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었다.

이마트가 보유한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정도였던 점도 2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와 손잡는다면 자금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네이버 쇼핑을 통한 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쿠팡을 견제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상당수 갖춘 신세계와 동맹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게다가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네이버가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상품 보관과 자동화 시스템은 신세계가 담당하고 배송을 CJ대한통운이 맡는 형태가 이뤄질 수 있다.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도 이를 의식해 본입찰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통합 쇼핑몰인 롯데온 재정비를 마치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아직은 열세인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쉽사리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도 오프라인의 장점을 온라인으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롯데는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하는 등 온라인에 대한 집중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와 신세계를 제외한 다른 컨소시엄이 구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전부터 11번가를 운영 중인 SK텔레콤과 홈플러스를 운영 중인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양사의 협업은 현재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네이버의 등장으로 다시 컨소시엄이 구성될 가능성이 나온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GS리테일이나 카카오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인수 성공 시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최대 5조원 선이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보자들은 무리하게 가격을 써냈다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져 시너지 효과가 적고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각가에 대한 이견이 큰 상황"이라면서 "가격이 맞지 않으면 매각 일정이 더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시장 선점이 기업의 목표인만큼 밀려서 후발주자가 될 걱정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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