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코로나 롱테일, 리셋하고 리딩하라]
코로나19 재유행에 정제마진 하락 고민
지난해 코로나19 록다운 조치로 유가 폭락
정제마진, 올상반기 개선돼 흑자전환 성공
코로나 재확산에 유가 하락…수요 회복 기대
탈석탄 시대 맞춰 수소산업 집중 육성

정유사 원유 저장 탱크. 연합뉴스
정유사 원유 저장 탱크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정제마진 개선으로 1분기에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는 등 반등이 기대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뤄지면서 정제마진이 재차 하락해 업황 반등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2019년 하반기부터 거의 손익분기점 이하를 보였고 특히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에는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0∼1달러를 맴돌았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 코로나19 회복과 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2∼3달러대로 반등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 4사는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50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 1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조8154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도 1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6292억원, 63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4월 말 배럴당 3.2달러까지 올랐던 정제마진은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3주 만인 5월 셋째 주 1.6달러로 뚝 떨어졌고 넷째 주에 1.7달러로 제자리걸음을 나타냈다.

또 1분기에 가파른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2분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1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정유사들이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큰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제품을 당초 구입했던 가격보다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재고평가손실이 난다.

최근 인도와 동남아 등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2분기에 하락하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원유수입량이 대폭 늘어난 것과 달리 국내 수요는 줄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7244만 배럴로 지난 3월 7678만 배럴과 비교해 434만 배럴(5.65%) 줄었다. 석유제품 수요가 지난 4월에 다시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정유업계는 올해 초에 수요 회복이 조금씩 이뤄져 올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4월에 수요가 도리어 꺾이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해야 업황이 유의미하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9%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서 먼저 벗어난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도 백신 보급 확대에 따라 석유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석유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용 제품 수요는 하반기에 가파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일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백신 접종에 따른 선진국 중심의 수요 회복이 아시아 지역 수요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정상 토론세션을 주재하고 있다.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는 탄소중립과 기후행동 대응 등에 대한 환경 문제를 주로 다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정상 토론세션을 주재하고 있다.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는 탄소중립과 기후행동 대응 등에 대한 환경 문제를 주로 다뤘다.

한편 정유업계는 탈석탄 시대가 다가오면서 수소 산업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이 수소 사업 진출에 나섰고 최근에는 GS칼텍스까지 수소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단순히 ‘탈탄소’를 외치던 것에서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탈탄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정유업계도 변신에 나선 것이다. 정유업계가 기존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수소사업으로 낙점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힘쓰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 사업장 내 정유·석유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부생수소를 활용한 액화수소를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이상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오는 2024년까지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여기서 생산된 수소를 수도권과 중부권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해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2023년부터 20MW(메가와트) 이상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에쓰오일도 지난 3월에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FCI’와 82억 원의 투자 계약을 맺으며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에쓰오일은 신성장 전략인 '비전2030' 달성을 위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수소산업 전반 진출을 계획 중이다.

정부도 수소 시장 확대를 위해 여러 기업과 발맞춰 액화수소 관련 안전규정을 올해 안으로 마련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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