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카카오뱅크, ‘미래에셋증권’ 디디추싱, 그랩 상장 대박 기대

코로나19 전 뿌려둔 씨앗, '열매맺는 증권사' 주목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주식시장이 횡보를 거듭하면서 줄어든 거래대금과 함께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어지는 IPO 일정을 통해 기 투자했던 기업들이 연어처럼 수익으로 돌아와 아쉬움을 달래 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1분기 증권사 실적이 역대급 호조를 보인 가운데 대형사로 발돋움 중인 10위권 증권사 가운데 화제의 중심에는 유안타증권이 있었다. 연결기준으로 1분기 영업이익 1412억 원, 순이익 111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94%, 1552% 증가를 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유안타의 호실적 뒤에는 시장 호조에 의한 거래대금 증가도 한 몫 했지만 자기자본투자(PI)로 2008년 묻어두었던 알토스벤처스4호 투자금 20억원이 요즘 대세 ‘메타버스’의 핵심 기업 ‘로블록스’, 홈런을 친 ‘쿠팡’의 3월 상장과 함께 평가이익이 급등, 이 중 700억원 정도가 일회성 수익으로 인식됐기 때문이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10년도 넘는 시간 전에 집행했던 벤처투자가 태평양을 건너 연어가 돼 돌아온 사례”라며 “상장 일정까지는 미리 알 수가 없어 뜻하지 않은 호재를 맞았다”고 밝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핵심 자회사인 KTB네트워크의 상장을 추진중인 KTB투자증권은 상장 전 분산요건 충족을 위해 보유중인 자회사 구주 25% 매각을 타진 중이다.

공기업으로 시작해 민영화된 KTB네트워크는 국내 VC의 원조 격으로 운용자산(AUM)만 1조 1650억 원 수준이다. 기 투자된 포트폴리오엔 대세 테크핀 기업으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 홍콩과 실리콘밸리 등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된 카스젠, 미스프레시 등 홍콩과 미국증시 상장 추진 기업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IPO행보에 따라 KTB네트워크의 몸값이 정해지고 연달아 이 지분을 들고 있는 모기업 KTB투자증권 실적도 달라질 전망이다.

IPO에 의한 실적 변동성은 중형 증권사만의 이슈는 아니다.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이익 4236억원, 순이익 3506억원으로 분기실적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다만 코스피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벨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자 시간이 갈수록 거래대금이 줄어들며 증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금융지주에는 하반기 카카오뱅크 상장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다.

메리츠증권 김고은 연구원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작년 12월 유상증자 당시 카카오뱅크는 9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한국금융지주가 Pre-IPO로 투자한 금액의 지분법 처분익 1153억원을 인식한 바 있다”며, “지난 4월 카뱅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으로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자본 규모와 적용 멀티플에 따라 한국금융지주의 보유 지분가치가 4.8조원에서 5.3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공모 규모 및 가격에 따라 미칠 영향이 상이해 적정 주가에는 아직 반영하지 않았으나 보유 지분가치가 상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해외투자에 적극 나섰던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전체 이익의 20% 이상을 해외부문에서 내는 가운데 그 비중을 높여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8년 4월과 8월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펀드와 미래에셋네이버아시아그로쓰펀드에 각각 2800억원과 1700억원을 투자해 86.79%, 83.17%의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이들 펀드는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차량 공유서비스 ‘디디추싱’과 차량 공유 및 배송 전문 모빌리티 기업 ‘그랩’에 투자했다. 두 기업 모두 오는 7월 뉴욕증시 상장을 계획중이라 이미 투자 당시 대비 2~3배 기업가치 증가로 대박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IR팀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은 거래대금이 안정화되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어 그동안 관심 밖에 있던 IB가 다시 관심을 받을 예정”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이전에 분주한 행보를 보였던 회사들이 뿌려둔 씨앗이 열매를 얼마나 맺느냐에 따라 증권사 성적표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Pre-IPO투자한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말 기준 제휴 증권사와 연계한 주식계좌개설수가 4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제공=카카오뱅크)
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Pre-IPO투자한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말 기준 제휴 증권사와 연계한 주식계좌개설수가 4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제공=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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