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가 획득, 9~10월 정식 서비스 시작…계열사 시너지 확대

고객 확보 규모 맞게 주주들과 ‘증자’ 적극 검토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올 가을 문을 연다. 그간 송금서비스 토스 앱 누적가입자 2000만명을 통해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 새로운 방식의 신용평가모델로 금융 이력이 없어 불합리하게 저신용자로 분류된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출사표다.

9일 금융위원회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당일 개최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라이선스 인가를 준비해온 ‘토스혁신준비법인’이 본 인가를 획득, 토스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측은 이날 오후 3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계획을 밝히고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는 연초 토스증권 출범 때 회사측이 밝힌 바와 마찬가지로 “기존 은행에서 고객이 느낀 불편이 무엇이고 토스뱅크는 이를 어떻게 차별화해 해결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사업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기존 은행의 문제점은 고객 관점에서 높은 문턱, 비슷비슷한 상품, 상품의 복잡함과 어려움이었다”며, “토스뱅크는 이 문제들을 누적가입자 2000만명, 누적송금액 150조원, 월평균이용자 1100만명, 월 송금액 6조원 이상을 자랑하는 토스 앱을 통해 축적된 금융 및 비금융 ‘데이터’,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석 방식을 가능케 하는 ‘기술 역량’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및 다른 시각과 해석을 통해 토스뱅크가 내린 결론은 “금융 이력이 없어 우량한 고객임에도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사회초년생 등에 대한 적극 공략”이다.

홍 대표는 “총 10단계의 고객 신용등급 분류에서 80%를 차지하는4~10등급의 저신용자 중에는 신용카드 사용이력, 대출 이력 등이 없어 하위 등급으로 분류되는 고객들이 있다”며, “기존 은행에서 비우량고객인 이들이 토스뱅크에서는 다른 시각과 해석을 통해 1등급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예시했다.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 이외에도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기존 시스템에서 소외받던 고객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 토스뱅크 측 입장이다.

토스뱅크는 이를 가능케 할 핵심 기술로 경쟁력 있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내세웠다.

홍 대표는 “출범 준비 초기 단계부터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힘을 쏟았다”며, “이를 위해 현재 140명에 이르는 직원 중 45%를 개발자로 채웠고, 개발자 충원이 어려운 업계 현실속에서도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예상되는 서비스 개시 목표 180명에 이를 때까지 개발자 충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신용평가사(CB)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1300만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해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날 토스뱅크의 출범 기자간담회에 은행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DT담당 관계자는 “기존 2개의 인터넷은행 출범 때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으나 되돌아보면 적지 않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선 두개 은행과는 출발점과 처한 상황이 달라 어떤 전략을 펼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은행들이 빅데이터가 없어 분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엔 통계적 유의미성과 리스크 수용 범위에 따른 차이가 있는 만큼 토스뱅크가 해석의 차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차이가 비즈니스적으로 증명될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Q&A를 통해 궁금증이 쏟아졌다.

고객 목표와 그에 따른 자본 확충 계획에 대해 홍민택 대표는 “토스의 월간 사용자 1100만명 중 최대한 많은 고객을 전환시키고자 한다”며, “고객 확보수와 수신, 여신 규모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정해질 것이고 이에 대해 단순 증자 뿐 아니라 상장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도 검토할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솔직히 답했다.

다만 기존 고객과 증자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속 소통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토스뱅크 주주로 참여한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융, IT, 외국계 자본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규모 있는 주주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계획대로 안착한다는 가정하에 추가 자금집행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주주들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각자가 가진 노하우를 토스뱅크와 공유하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토스뱅크에는 34%의 지분을 가진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 외에도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이랜드, 중소기업중앙회,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전자인증 등 국내 유수의 기업 뿐 아니라 알토스벤처스, GOODWATER, Ribbit Capital 등 국내외 주요 VC들도 주주로 참여한 상황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을 실행한다 하더라도 실제 대출과정에서 다층적 심사, 여신부실관리시스템 등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가 있는 만큼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며, “고객 관점에서 포용적 한도와 금리,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토스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2500억원으로, 대표를 맡은 홍민택 대표는 카이스트 산업공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인시아드MBA를 마쳤다. IBM, 딜로이트, 삼성전자 등에서 이력을 쌓은 IT와 금융 전문가다.

9일 오후 3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중인 토스뱅크 대표 홍민택(왼쪽)과 진행자 김동혁 매니저(출처=토스뱅크 온라인 간담회 영상 캡쳐)
9일 오후 3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중인 토스뱅크 대표 홍민택(왼쪽)과 진행자 김동혁 매니저(출처=토스뱅크 온라인 간담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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