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든 불황이든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핵심비결이 있다. 그들은 늘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면서 혁신과 변화를 지속해왔다. 소비자들과의 양방향 소통도 오랜 동안 브랜드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살펴보고, 비결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많은 소비자들에게 상품밥 또는 즉석밥보다 ‘햇반’이라는 말이 더욱 익숙하다. 다른 유명한 브랜드처럼 햇반이라는 상품명이 곧 즉석밥을 의미하는 대명사가 된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이 상품밥으로 ‘햇반’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코로나19로 집밥이 늘면서 전자레인지에 간편히 데워 먹는 즉석밥 소비가 많아진 현재, ‘햇반’은 어떻게 즉석밥 업계의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즉석밥=햇반, 시장점유율 70% 육박
사회적 변화 읽는 CJ의 '신의 한수'

지난 1996년 12월 출시된 ‘햇반’은 올해까지 25년간 국내 즉석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햇반은 즉석밥 시장의 선도자이며, 현재 HMR 시장이 있게한 시조새 격이다.

현재 국내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 '햇반'이 지난해말 기준 시장점유율 67%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뚜기 밥'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격차가 큰 상황이다.

햇반의 지난해말 기준 누적 매출은 약 3조6000억원, 누적 판매량은 34억개를 넘어섰다. 지난 24년간 판매된 햇반은 둘레 4만192km의 지구를 10바퀴 이상 돌릴 수 있다. 지난해까지 햇반에 들어간 쌀의 총량은 450만가마니이며, 작년에만 5억개 가까이 판매됐다.

일반적으로 시장 선점 기업의 점유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시 초기만 해도 즉석밥은 여행용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여행을 가더라도 쌀을 준비해 가는게 다반사였고, 일부는 햇반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가정에 전자레인지가 차츰 보급되면서 햇반의 성공을 예감했다. 밥을 데워먹는다는 신개념 아래 기술력과 선제적인 투자로 현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더욱이 핵가족에서 나아가 1인가구 전성시대가 되면서, 햇반이 급할때 먹는 비상식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언제든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인식된 영향도 크다.

CJ제일제당의 기술력도 빼놓을 수 없다. 햇반의 △무균화 포장밥 제조 기술 △최첨단 패키징 기술 △당일 자가도정 시스템은 햇반이 2위권과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는 핵심기술이다.

무균화 포장밥 제조 기술은 반도체 공정 수준의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로 밥을 포장하는 기술로, 9개월간 상온 보관이 가능하면서도 신선한 밥맛을 낼 수 있다.

최첨단 패키징 기술은 밥을 담는 용기 기술이다. 용기는 3중재질, 리드필름(비닐 뚜껑)은 4중 특수 필름지를 사용해 산소와 미생물을 완벽히 차단하고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인체에 무해하게 했다.

당일 자가도정 시스템은 자체 도정설비를 도입해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지어 '갓 지은 밥맛'을 내게 한다.

햇반은 최근 새롭게 진출한 후발주자들이 즉석밥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다시 한번 혁신기술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즉석밥’을 넘어선 ‘솥밥’ 개념을 들고 나왔다. 햇반이 1세대, 컵밥이 2세대라면, 솥밥은 3세대 프리미엄 햇반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솥밥’은 CJ제일제당이 즉석밥 연구에 매진한 20여년의 결과물이다.

‘솥밥’에는 차별화된 R&D를 통해 개발한 살균기술이 적용됐다. 그간 곡물, 버섯 등은 쌀과 달리 미생물이 생존할 가능성으로 인해 즉석밥으로 만들기 어려줬지만, 이번 기술로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햇반은 국민소득 증가와 세대 변화 등 사회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물"이라며 "20년전 아무도 공기밥을 사먹는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는 시절, 미래를 내다본 CJ제일제당의 신의 한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