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 '4위 생보사' 출현…업계 3강·3중으로 재편

채널 확장, 베트남 등 해외진출, 헬스케어 플랫폼 자회사 등 차별화된 신성장 역점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신한금융그룹 내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2년여의 통합 작업을 마치고 오는 7월 1일 ‘신한라이프’로 새롭게 출범한다. 채널 확장, 해외진출, 헬스케어 플랫폼 등 신 성장동력을 통해 고객이 찾아오는 차별화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신한라이프의 목표다.

15일 오전 신한라이프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합을 위한 지난 경과를 소개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초대 CEO 성대규 사장, 전략기획그룹장으로 내정된 이영종 오렌지라이프 대표 이하 임원 내정자 7명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성대규 대표는 새로운 브랜드 소개를 시작으로 신한라이프의 비전과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 대표에 앞서 발표자로 나선 이영종 전략기획그룹장은 통합추진 경과발표를 통해 “2019년 2월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그룹으로 편입된 시점부터 2년여 넘게 작업을 해왔다”며, “선통합 후합병이 신한금융그룹의 합병 방식이고 이번에도 그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50개 통합과제 도출로 통합 로드맵을 완성한 후 올 2월 같은 건물로 물리적 통합, 5월 합병인가 승인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성대규 대표는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CI컬러인 ‘컨템포러리 퍼플(Contemporary Purple)’을 알리기 위해 보라색 상의로 탈의하는 쇼맨십을 보여줬다. 성 대표는 새로운 CI컬러가 ‘현대적임’, ‘남다름’, ‘우아함’, ‘세련됨’을 상징하는 색이라며 고대 로마에서 지도자가 걸치던 ‘토가’의 색상이 ‘퍼플’이었다고 소개했다.

성 대표는 신한라이프의 비전이 '뉴 라이프, 라이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임을 밝히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DVD중심경영을 펼칠 것을 천명했다. DVD란 디지털(Digital), 벨류(Value), 데이터(Data)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디지털에 기반해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를 위한 전략과제로 상품과 채널 등 ’CPC경쟁력 고도화’, 선제적 환경 대응과 리스크관리를 통한 ‘회복탄력성 강화’, 보험 벨류체인 DT혁신과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통한 ‘디지털 추진 혁신’, 성공적 통합과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을 내세웠다.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업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라는 빅3 체계가 공고했다. 자산기준으로 300조대의 삼성생명, 100조대의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여전히 견조한 진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30조원대의 6위 신한생명과 7위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한 신한라이프의 등장으로 자산 71조대로 4위에 올라서며 60조대 NH농협생명, 40조대 미래에셋생명과 함께 3강 3중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성 사장은 구체적인 숫자 목표 제시를 요구한 기자단의 질문에 “경험적으로 중장기 산업인 보험회사의 단기 성장 수치 제시는 위험한 일이었다”며 장기적 전략 제시를 강조했다.

다만 미온적인 자세가 아닌 그룹의 중추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성 대표는 “보통 조직이 통합되면 인력이 줄어들지만 신한라이프는 오히려 신입직원 22명을 신규 채용했다”며, “성장하는 회사임을 알리고 MZ세대 직원 채용을 통해 조직에 필요한 역할을 강화했고 통합으로 인한 효율화 우려가 있었으나 성장을 위해 최대한 인력 흡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또 “신한라이프베트남 출범 등 해외진출과 GA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를 통한 양적 성장, 헬스케어 자회사 ‘하우핏(HowFIT)’을 통한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어가 신한금융그룹의 주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새로운 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조직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10가지 실천방안을 집약한 ‘신한라이프 포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일종의 행동강령에 해당하는 10가지로 제시된 신한라이프 포텐은 공정성, 개방성, 협업, 유연성, 민첩성, 수평 문화, 목표지향성, 실용성, 다양성 인정, 발전적 토론 등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공정성’이 포텐의 첫 번째로 강조된 것이 눈에 띈다.

신한라이프는 공정성을 “기회의 공정함(Blind), 과정의 공정함(Feedback), 결과의 공정함(Reward)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우리의 그라운드에는 주전선후와 후보선수의 구분이 없다”고 부연했다.

신한라이프는 전년 말 기준 통합 전 양사 단순 합계 기준 총 자산 약 71조5000억원으로 업계 4위, 당기순이익은 3961억원으로 업계 2위, 수입보험료는 약 7조9000억원으로 업계 4위, 지급여력비율(RBC)는 314.1% 수준이다.

성대규 사장은 “신한라이프는 고객이 믿을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한, 진심을 품은 보험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신한금융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 실천에 가장 앞장서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기존 빅3 생보사 고위 임원은 “신한금융지주가 비이자수익을 담당할 주요 축으로 신한라이프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인구구조의 변화, 저금리로 인한 금융환경 변화 등으로 고전하는 업계에서 보랏빛 소가 단순히 시선을 사로잡고 끝낼 것인지, 시장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말 금번 신한라이프 출범 이벤트와 관련해 동사를 왓치리스트(Watchlist)에 올리고 신용등급 상향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통상 ‘왓치리스트’ 등록은 최장 24개월까지 중장기로 등급 조정을 검토하는 ‘아웃룩(Outlook)’ 등록과 달리 새롭게 발생된 이벤트를 적용해 3~6개월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동안 등급 조정 여부를 검토하는 것을 말한다.

한신평은 이번 합병으로 수입보험료 개선에 따른 시장점유율 개선, 등록설계사수 1만2910명으로 증가와 TM조직 중심의 신한생명과 전속FC채널 위주의 오렌지라이프간 채널 다각화로 영업력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위험률차익 개선, 특별계정수수료수익 및 자산포트폴리오 조정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증가됨과 동시에 합병법인의 합산기준 RBC비율이 상승하며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합병 이후 변화를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그룹 내 역시 두 개의 생보사를 보유중인 KB금융지주는 아직 두 회사의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신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이 업계에서 해온 영업방식과 경쟁력이 있어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합병의 시너지를 검토해볼 수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독립경영 유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오전,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CI컬러로 선정된 보라색(Contemporary Purple) 재킷으로 갈아입은 신임 성대규 사장이 신한라이프의 비전을 소개하는 모습(출처=신한라이프 기자간담회 동영상 캡쳐)
15일 오전,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CI컬러로 선정된 보라색(Contemporary Purple) 재킷으로 갈아입은 신임 성대규 사장이 신한라이프의 비전을 소개하는 모습(출처=신한라이프 기자간담회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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