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 상임대표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는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최근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윤여정이 주인공 ‘선자’역을 맡고 미국 애플사가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일제강점의 한국 근대화 역사가 후세대를 힘들게 하고, 위정자들이 나라를 망쳐놓았으나, 민초는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간다는 희망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 개인의 삶이 힘들고 지난 하지만 오로지 살아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 미국 등지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온 힘들고 지친 근대화 시대에 우리 선조와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면 고향과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의 나라 잃은 사람들의 힘겨운 삶과 그 와중에도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나라 안팎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한 선대의 삶과 죽음이 소설과 다른 한편의 실화로 다가온다.

2018년 9월 14일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는 3천톤급의 우리나라 최초의 중형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 함 ‘의 진수식이 거행됐다.

이춘재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 상임대표
이춘재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 상임대표

이 잠수함의 진수식에는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흥사단의 임원들과 흥사단 독립운동유공자후손돕기본부의 대표, 독립유공자 후손 학생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첨단 잠수함의 이름이 ’도산 안창호 함‘이 된 것은 대한민국 해군이 독립운동에 공헌했거나 광복 이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 중에서 명명키로 하고 공모를 통해 결정한 것이지만 역사의 흐름 속에 독립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인연 또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해군창설의 주역인 손원일 제독의 아버지 손정도 목사는 상해 임시정부 임시의원회 의장으로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함께 임시정부를 이끌었고 흥사단 활동도 함께한 소중한 인연이 있었고 그 손정도 목사의 아들인 손원일 제독이 대한민국의 해군을 창설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매년 ’흥사단 독립운동유공자후손돕기본부’에서 선발하는 학생이며 이들은 진수식에 앞서 해군의 초청으로 ‘도산 안창호 함’과 동급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을 타고 동해항에서 출항, 울릉도와 독도를 순항한 데 이어 부산을 거쳐 거제도까지 항해하는 동해 해상 순례 행사를 했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6월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2021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 : 흥사단)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6월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2021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 : 흥사단)

9월 12일 새벽 5시, 독도 앞에 정박한 광개토대왕함에서 60명의 독립운동유공자 후손 학생은 수평선 저 멀리서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 아래 태극기를 게양하며 ‘동해물과 백두산이......’  애국가를 해군과 함께 불렀다. 만감이 교차한 순간이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10~20대 학생은 자주국방 실현의 구축함에서 자신들이 만나지도 않았을 선대 독립운동가의 민족정기를 되새기며, 자주독립의 소중함을 각인했다. 가장 뜨겁고 가슴 벅찬 아침이었다고 이들은 한목소리였다.

학생들은 14일 거제 ‘도산 안창호 함’의 진수식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이자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또 다른 보람을 느꼈다.

“내가 와도 되는 곳인가 생각이 들 만큼 놀랍고, 긴장되었습니다. 진수식 마지막 폭죽이 터질 때는 저도 모르게 감정이 벅차올랐습니다. ‘이 잠수함을 직접 설계하고 건조하면서 고생하신 분들은 얼마나 뿌듯하시고 자랑스러우실까’하는 생각과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비롯하여 우리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우리의 온전한 힘으로 바다를 지키는 것을 무척 뿌듯해하시겠다.’라고 생각하니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습니다.”

당시 진수식에 참석한 한 학생의 참가기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의 한 분인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는 잠수함으로 다시 태어난 데에 흥사단 단원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본 국민은 뭉클 가슴에서 벗어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흥사단의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매년 독립유공자 후손의 손자녀 중에 고등학생과 대학생 60명을 선발해서 장학금을 11년째 나누고 있다. 해마다 상해 임시정부와 충칭의 임시정부 또는 중국의 항일 유적지 등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알려주고 나라 사랑에 대한 의지를 키워주고 있다

운동본부 상머슴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괴감이 앞서는 필자는 후손돕기 행사 때마다 자신을 가다듬는 채찍질로 마음을 다잡는 편이다. 만약 20년 일찍 태어나 일제 강점기 부모님의 고향인 평안북도 선천에 가족을 남긴 채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일제에 대한 분노로 만주로 상해로 떠나 독립군과 임시정부에 가세, 일제 관동군과의 전선에 앞장서거나 혹은 서슬 퍼런 일제 압정 속에 민족문화예술의 전위대로 나서 옥고를 치렀다면 과연 살아남아 광복을 볼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고향에 남아있는 내 가족들은 누가 먹여 살리고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또 운이 좋아 광복을 맞아 귀국하거나 햇빛을 맞이한들 김구 선생이나 임시정부 요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초라하게 귀국하였듯 혼자 돌아온 나는 집도 절도 없는 나의 고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들의 상당수는 선대에 누를 끼치는 활동을 삼가, 어려운 생계를 꾸려왔다. 그럼에도 생활이 어려운 후손들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채 많은 분이 국가지원을 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나누는 길, 이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찾아 희망과 용기의 씨앗을 심어주는 일이다. 실제 흥사단의 후원 활동에는 500여명의 정기 후원자들과 개별 후원자들이 해마다 힘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6억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그 후손들에게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봉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 헌신하신 독립운동가의 영혼과 그분 후손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야 달래고 덜어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더욱 가슴이 저리어 온다.

일제강점기는 나라와 민족을 망쳐놓은 흑역사다. 간단없는 인고의 세월 속에 후손이 전세계에 살아있음에 작가 이민진의 ’상관없다‘는 애끓는 실존의 이야기다. 이 나라 이 민족의 자립과 자주, 자존을 위한 독립운동사는 지금의 한민족이 온전하게 숨 쉬고 정체성으로 살아 움직이는 데 원동력이기에 ’상관있다‘이다. 잊을 수 없고 잊어서는 안 되기에 독립유공지후손돕기는 동시대에 함께 살고있는 우리와 ’상관있다‘.

이춘재 (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 상임대표 )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 19사태에 그들의 생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으나, 그 후손들에 대한 실태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그들의 상당수는 국가지원에서 배제되어 있다.

 

참된 나라사랑을 실천한 독립유공자와 그들의 후손을 국가ㆍ사회적으로 예우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이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진정한 나라사랑 정신을 전하는 길이기도 하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독립유공자후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여론을 조성하고, 우리 사회 내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독립유공자후손을 찾아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씨앗을 심어주는 데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한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

상임대표 | 이춘재

공동대표 | 신동선, 나종목, 김전승, 이송, 지정호

 

[후원 창구]

문자후원 : #70791913 (한 통에 2,000원)

전화신청 : 070-7099-1705

일시후원 : 국민은행 031601-04-138447 ㈔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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