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물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공간’...7월 25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이어져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 #CHANGEWEMAKE 전시 무료 관람 캠페인 진행

[스트레이트뉴스 김수영 기자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후략)”

미술계에서 말하는 ‘오브제(Objet)’라는 개념을 김춘수의 ‘꽃’보다 더 명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ESG라는 시대적 화두 속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메시지를 ‘오브제’를 통해 예술로 집대성한 전시 ‘TONG’s VINTAGE: 기묘한 통의 만물상(展)’이 오는 7월 25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예술과 자연의 공생을 모티브로 한 ‘기묘한 통의 만물상 전’은 ‘낡으면 버려진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국내 영 아티스트 23개 팀이 특유의 창의적 손길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전시다. 

총 3개층과 7개의 섹션으로 구획된 전시장은 자연 분해 속도가 느린 순으로 유리-플라스틱-철- 천-나무-종이-친환경 소재 전시관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국내에서 최초로 개최됐던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외교부 P4G정상회의의 준비기획단과 대림미술관이 공동주최한 전시다.

기묘한 통의 만물상 전은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문제에 보다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관람료는 무료로 진행한다. 관람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환경을 위해 내가 실천한 작은 흔적이 담긴 사진을 #CHANGEWEMAKE #대림미술관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 SNS에 게재하고, 네이버 예약 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 후 미술관 방문 시 직원에게 SNS 인증 사진과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보여주면 입장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절차는 #CHANGEWEMAKE 캠페인의 일환으로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한 기획의 일환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직접 전시장 방문을 꺼려하는 관람객들을 위한 이벤트로 마련됐다. 

대림미술관은 전시의 취지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 6월 7일, 네이버 TV 온라인 전시투어를 진행했다. 온라인 전시투어는 전시를 기획한 대림미술관 심혜화 실장과 참여 작가들이 출연해 전시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실시간으로 관람객들과 소통했다. TONG's VINTAGE 기묘한 통의 만물상 온라인 투어’는 네이버TV에서 ‘다시보기’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환경에 대한 무거운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낡은 물건이 예술작품이 된 것처럼 작은 생각의 변화가 환경 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오브제’를 말할 때 첫 손에 꼽히는 사람은 약 100여년 전인 1917년, 남성 소변기를 Fountain(샘)이라 명명해 뉴욕 독립미술가 협회 전시에 출품한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이다.

당시 뒤샹은 이 전시회의 심사위원으로 가명을 써서 출품했으나 주최 측의 거부로 실제 작품 전시에는 실패했다. Fountain처럼 기존의 예술적 전통과 형식을 부정하기 위해 미학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오브제를 통해 그 의미의 외연 확장에 나섰던 다다이즘이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인간의 환경파괴로 촉발된 코로나19의 혼란 속에 다시 젊은 예술가들의 손에 의해 재조명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100년전 미술계 뿐 아니라 음악계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다. ‘4분 33초’라는 작품으로 알려진 존 케이지(John Cage)는 연주시간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는 곡을 통해 이름을 남겼다. 아무 연주도 없는 작품은 기존 음악을 조롱한 것이라며 음악계의 반발을 샀지만, “완벽한 무음은 없다”라며 연주시간 동안 들리는 모든 소리가 곧 음악이라는 ‘침묵의 오브제’ 개념을 만들어냈다. 

훗날 사이먼 앤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침묵의 소리)’는 이러한 존 케이지의 정신을 이은 팝송이다. 침묵의 소리란 아무것도 없는 소리가 아니라 소리값이 제로(0)인 소리임을 웅변한다.
하지를 지나며 무더운 날씨가 뜨거운 여름을 예고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의 의미도 새길 겸 폐 타이어로 만든 가방을 둘러메고 작가들이 던지는 상상력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떠나보자. 또 누가 아는가! 이번에 출품한 23명의 젊은 아티스트 중에 yBa(young British artists)를 이끈 데미안 허스트 같은 신성(新星)을 만나게 될지.

‘TONG’s VINTAGE: 기묘한 통의 만물상 (展)’은 7월 25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사진 =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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