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판도 요동
네이버·쿠팡 경쟁 격화 속 자사 역량 강화 나서
11번가·카카오·롯데도 경쟁력 확보에 전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쿠팡·네이버·신세계라는 '빅3'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베이코리아 본사 모습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쿠팡·네이버·신세계라는 '빅3'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베이코리아 본사 모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쿠팡·네이버·신세계라는 '빅3'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이마트는 지난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로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었다. 최종 인수는 올해 연말이나 다음해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3%에서 15%까지 높였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몰인 'SSG닷컴'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품에 안으면서, 네이버에 이어 이커머스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르게 됐다.

점유율 뿐 아니라 이번 인수로 신세계는 270만명에 이르는 충성고객수(스마일클럽)와 약 30만개 입점업체, 300여 명의 IT 전문 인력도 확보했다.

신세계는 이번 이베이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패권을 잡는다는 목표다.

이에 신세계는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이커머스를 제시하며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에 다가서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업계 장악에 긴장한 타 업체들도 경쟁력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CJ대한통운 군포 e-풀필먼트센터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CJ대한통운 군포 e-풀필먼트센터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선두권을 달리는 네이버는 취약점으로 지적된 물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최근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 주문 전용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센터를 마련했다. 이어 오는 8월에는 냉장, 냉동 등 저온 보관 상품에 특화한 콜드체인(냉장유통)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이들 센터를 이용해 익일 배송을 할 수 있다. 익일배송이 가능해지면 배송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진다.

특히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가 운영되면 신선식품 배송도 강화된다.

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네이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품 정기 구독과 생필품·신선식품 무료 및 익일 배송 서비스를 올해 출시하겠다고 밝혀 추가 서비스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앞서 신세계와 손을 잡고 유통 경쟁력 확보에 나선 만큼 양사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쿠팡은 장점인 빠른 배송속도를 더욱 확충해나간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달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밝힌 투자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이는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의 20% 수준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로켓배송망’을 전국적으로 촘촘히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쿠팡은 주력인 배송사업 외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의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충성고객들을 타 업체로 뺏기지 않기 위한 ‘락인 전략’의 일환이다.

쿠팡플레이는 유료회원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만큼 독점 콘텐츠를 통해 유료회원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오는 11월에 독점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쿠팡은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이에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던 타 업체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온 캐릭터
롯데온 캐릭터

신세계와 막판까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다퉜던 롯데는 다른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사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의 사업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는 신선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가전 등 롯데온 내 주요 카테고리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준으로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다음달 1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이커머스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7월 중순께 열리는 하반기 VCM은 롯데지주와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 임원, 계열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일정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롯데온의 시장 점유율이 5% 안팎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격을 위한 카드가 필요하다. 이에 롯데는 최근 마케팅 인력을 늘리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플랫폼의 자체적인 변화도 준비 중이다.

11번가와 아마존
11번가와 아마존

SK텔레콤의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도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11번가는 하반기 내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도 일부 아마존 상품은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가능하지만 국내 사이트를 통해 더 편리하게 살 수 있게 되는 만큼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1000여개 상품을 대상으로 평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해 주는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당일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고 점차 상품과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 후발주자인 카카오는 오는 9월1일 이커머스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하며 쇼핑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에서 ‘쇼핑’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탭을 배치하고 라이브커머스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며 패션 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풀필먼트 센터 구축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쿠팡에 이어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이커머스 업계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면서 “사실상 유통업계의 생존출구로 평가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각자의 경쟁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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