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돌아온 생생한 역사의 기록’…8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이어져
시대와 세대를 담아낸 사진전…오늘의 우리를 만든 삶의 기록

[스트레이트뉴스 김수영 기자] 사진과 영상, 둘 중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정답은 영상이다. 하지만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건 오히려 사진이 아닐까? 

영상은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던져 우리의 시선이 머문 한정된 부분에서만 선택적 정보 수용을 가능케 하는 반면, 정지된 찰나를 잡아낸 사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간을 가지고 구석구석 모든 이야기들을 끄집어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더 적은 정보가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이러니. 그 사진의 힘을 느끼게 하는 전시가 찾아왔다. 2013 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을 시작으로 관람객들의 호평을 얻어낸 라이프 사진전이 두 번째 전시 2017년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에 이어 오는 8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더 라스트 프린트’라는 주제로 삼부작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출처 = 라이프 사진전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 포스터  이미지 제공 = 라이프 사진전

‘라이프’는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던 시사 화보 잡지로 출판 역사상 성공한 잡지로 늘 거명된다.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미디어로서 사진 중심의 획기적인 편집으로 보도사진 분야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다. ‘라이프’는 단순 보도의 역할을 넘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지 못하는 전세계인들에게 소통의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라이프’는 참혹한 전쟁 사진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일상, 첨단 과학기술과 유행할 패션에 대한 통속적인 기사들을 한데 담아낼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사진들을 남기며 포토저널리즘의 살아있는 역사를 웅변해 왔다. 

사진 = 김수영 기자
사진 = 김수영 기자

‘포토저널리즘’은 대상이 되는 사실이나 시사문제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도하는 저널리즘을 칭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전(終戰)의 기쁨에 취한 한 수병(水兵)이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키스하는 장면이나 전쟁 중 함께 출격했던 전우의 죽음에 흐느끼는 병사의 모습을 담은 장면과 같이 전쟁이나 역사적 순간에 그 상황을 미화하지 않고 그 현실에 직면한 사람들이 취했던 행동들을 그대로 포착했다.

사진 = 김수영 기자
사진 = 김수영 기자

한편, 사건과 인물을 직접 마주한 사진작가들이야 말로 잡지 자체의 본질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프’지의 중심엔 언제나 사진가들이 있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 로버트 카파 등 '라이프'와 함께 일한 대표 작가 8명을 조명하는 '빅 8' 섹션도 선보인다. 

지난 두 번의 전시가 격동의 시대와 역사에 남겨진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용으로 채워졌다면, 이번 전시는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까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선동하거나 미래를 자극하기 보다는 혼란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맞설 여유와 원동력이 될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시 관계자는 전했다. 

로버트 카파(Robert Capa)는 말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아서다.” 

사진 = 김수영 기자
사진 = 김수영 기자

본다는 것은 무수한 장애물을 허물고 세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무엇이든 가까이할 수록 그 본질에 가까워진다. 라이프 사진전은 인간의 가치를 담은 섬세한 기록이자 포토저널리즘의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뛰어들어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탁월한 사진가들이 함께 이룩한 업적이다. 

이번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는 1000만 장의 방대한 사진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라이프’지의 아카이브에서 101장의 사진을 엄선해 전시한다.

라이프 사진전의 오디오 가이드는 보다 많은 이들이 전시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된다. 101장의 사진 속 24개의 이야기를 성우 윤동기의 목소리로 전해들을 수 있다.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될 ‘라이프’의 세 번째 이야기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展)’에서 찰나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적극적인 독법(讀法)으로 발견해보자. 우리가 잊고 지낸, 오늘의 우리를 만든 20세기로의 시간 여행이 8월 21일까지 관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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