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수 결정 늦춰지자 SK·GS 관심보여
보톡스, 중국서 인기…휴젤 몸값 2조원 넘을듯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인 ‘휴젤’ 인수전에 GS그룹과 SK그룹의 참여가 유력하다. 연합뉴스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인 ‘휴젤’ 인수전에 GS그룹과 SK그룹의 참여가 유력하다.
연합뉴스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기업인 ‘휴젤’ 인수전에 GS그룹과 SK그룹의 참여가 유력하다. 애초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주도로 신세계의 휴젤 인수가 유력했으나 의사결정이 잠시 늦어진 사이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휴젤 인수전에 다시 불이 붙었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젤 매각을 추진 중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GS그룹, SK그룹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44%의 휴젤 지분을 최대 20억달러(약 2조원)에 매각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GS그룹은 전날 공시를 통해 휴젤 인수 추진을 인정했다.

GS그룹은 “(휴젤 인수에)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소수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휴젤도 "최대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최대주주는 당사 지분 매각에 대해 검토 중에 있고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GS그룹은 허태수 신임 회장 체제가 확립되면서 그동안 보수적으로 접근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GS그룹은 조 단위의 거래를 추진할만한 자본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그룹의 이번 휴젤 인수 추진에는 그룹 내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는 허서홍 사업지원팀 전무가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서홍 전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반면 SK그룹은 GS그룹과는 달리 휴젤 인수 가능성을 바로 부인했다. 앞서 일부 매체에서는 최창원 부회장의 주도로 SK디스커버리나 SK케미칼이 휴젤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에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이 보툴리눔톡신업체 휴젤 인수에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디스커버리는 일부 보도에 나온 휴젤 인수설을 놓고 "사실이 아니다"고 30일 공시했다. SK케미칼도 이날 휴젤 인수와 관련해 "SK케미칼과는 무관하다"고 공시했다.

SK그룹이 휴젤 인수를 바로 부인하면서 휴젤 인수전에는 신세계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 등 모두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세계 입장에서 이번 인수전에 SK그룹은 불참을 선언했지만 GS그룹이라는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난감해졌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휴젤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던 상황이다.

휴젤은 보톡스와 필러 시장 1위의 업체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분쟁을 틈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렸다. 보톡스 기술은 초기 설비 확보 등 진입장벽이 높으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아 고평가를 받고 있다.

또 휴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11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95억원을 내면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세계가 휴젤에 관심을 두는 것은 뷰티 사업에서 막대한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그동안 정유경 총괄사장을 주축으로 뷰티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정유경 사장은 지난 2012년에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편집샵 ‘시코르’, 화장품 브랜드 ‘오노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 론칭,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 인수 등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신세계가 올해에 M&A로 막대한 자금을 이미 투자한 상황에서 추가로 투자 자금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 선두권 확보를 위해 3조4000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 투자금 전부를 전액 현금으로 사들였다는 점에서 휴젤 인수에 또다시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휴젤의 매각가를 2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휴젤 인수설과 관련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며 “휴젤 인수를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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