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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특집, 코로나 롱테일 “위기를 기회로”] ④빅테크의 도전과 전통금융의 응전
[창간 9주년 특집, 코로나 롱테일 “위기를 기회로”] ④빅테크의 도전과 전통금융의 응전
  • 장석진 기자 (20segi@gmail.com)
  • 승인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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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4위 안착한 카카오, 네이버…은행문 열 준비 마친 토스

디지털 전환(DT) 통한 플랫폼화 시도하는 전통 금융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코로나19가 공식화된 지 1년이 넘게 지났지만, 이를 극복하는데 당초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언택트’ 환경은 자산가치의 변화, 비이자수익 중요성 부각, 플랫폼을 무기로 한 테크핀 기업들의 대두 등으로 금융업 지형도를 극적으로 바꾸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변화의 시기에 경쟁력 재정비에 나선 금융업계를 되돌아보고 향후 방향성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신년사에 담겨진 디지털 전환(DT)에 대한 각오

금융산업은 디지털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여 철저한 고객 여정 분석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한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한 자기혁신을 이루어 가야 할 것입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2021 신년사 中)

금융투자업계는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신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우리 업계의 Digitalization과 Globalization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도 주력하겠습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2021 신년사 中)

빅 테크·핀테크 기업이 강력한 새로운 경쟁자로 보험시장에 등장할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공정 경쟁의 틀을 마련하고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2021 신년사 中)

코로나19의 광풍이 한 해를 뒤덮었던 2020년을 보내고 새해 신년사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금융업계 수장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경쟁력을 제고할 것을 주문했다. 그 중심 메시지에는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언택트 시대에 가속화된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에 맞서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성장동력 찾기가 있었다.

▲ 먼저 꺼내든 카드는 인력 조정

하지만 결연한 의지와 달리 시작 자체를 온라인 기반으로 가볍게 시작한 테크핀 공룡들을 이길 전략이 뚜렷하지 않았다. 컨택트 시대의 승자인 레거시 금융이 갑자기 채널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가장 쉽게 꺼내 든 카드는 인력효율화다.

KB손해보험은 지난 9일 희망퇴직 시행 공고를 통해 신청 접수를 시작, 30일 총 101명의 퇴직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대부분 40~50대 중장년이지만 한참 일에 익숙해 업무 효율이 좋은 80년대생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3년치 급여에 각종 지원금 등을 감안하면 회사로선 막대한 일회성 비용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선제적 인력구조 개선을 통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앞선 2019년 7월에도 약 80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2년 사이 약 200명의 인력이 이탈한 것이다. 작년 1분기 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688억원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군살을 빼서 이익을 증가시키겠다는 목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은행처럼 조직원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100단위의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가면 일시적 비용 폭탄과 남은 직원들의 업무 과중에 따른 피로도 증가, 근로의욕 감퇴 등 유무형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타공인 효율성 면에서 업계 1위를 자랑하는 신한은행은 상반기 6개 점포 폐쇄에 이어 하반기 40여개의 추가 점포 폐쇄를 계획하고 있다. 자연스레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져 이미 연초 빠져나간 220명에 이어 추가 인력 조정도 진행 중이다.

금융회사들의 뼈아픈 인력 줄이기는 궁극적으로 테크핀 기업과의 ‘기울어진 운동장’ 론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에게 위기시 사회적 책임을 과도할 정도로 부담시켜 왔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에 있어서도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책임을 지게 하는가 하면, 상환 능력이 부족한 대출자들의 상환 만기를 무작정 늘려주도록 창구지도를 하거나, 상장기업임에도 배당성향까지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주면서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 진격하는 토스, 카카오, 네이버

기존 금융회사들이 변신을 위한 뼈아픈 노력을 이어가는 사이 빅테크 기업들은 진격 중이다.

최근 서비스 시작 100일을 지난 토스증권은 이제 막 직원 100명을 넘어선 초기 기업이지만 이미 신규계좌 개설이 350만건 이상 일어났다. 출범 당시 자본금이 470억원에 불과해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거라는 업계의 평가와 달리 빠른 증자를 거듭하며 6월말 현재 1140억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기존 증권사 모바일거래시스템과 차별화를 위해 핵심 기능만 탑재한 MTS를 선보여 시장 진입 파괴력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고객이 몰리자 오히려 기존 증권사들이 토스증권을 따라 라이트(Lite)버전 거래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방향으로 바뀌고, 토스증권은 기존 시스템을 보완해 업드레이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증권에 이어 토스뱅크도 오는 9월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인터넷뱅크와 P2P기업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중저신용자 고객을 타겟으로 실제로는 신용이 우수하지만 금융 이력이 없어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실질적 우량고객’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송금의 대명사가 된 토스앱의 2000만 고객을 각 계열 서비스로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앱이 아닌 수퍼앱(App) 전략을 통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보안 강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토스 뱅크에 출자한 투자자들의 면모를 보면 토스뱅크의 꿈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 외에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은행권 외에도 한화투자증권, 알토스벤처스 등 증권사와 VC까지 대거 주주로 참여한 상황이다.

토스보다 먼저 금융업에 뛰어든 카카오와 네이버는 선배 기업들을 몰아내고 시가총액 3위와 4위로 안착하며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6월 30일 기준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각각 72조3605억 원과 68조5800억 원으로 그 밑으로 보이는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등과 격차를 넉넉히 벌이고 있다. 덩달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작년말 3조4322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으나, 6월 말일 기준 9조 6373억원으로 3위까지 올라왔다. 경쟁사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도 작년 말 1조6520억 원으로 14위에 머물렀으나 6월 말 기준 2조 5592억 원으로 13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특히 네이버를 뛰어넘어 질주하는 카카오 주가의 원동력은 오는 8월 연이어 상장 예정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대한 기대감 선반영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공모금액이 1등 금융지주 KB와 비교되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카카오 주가가 주춤할 뻔 했지만 때마침 6월말 코로나19가 해외 발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과 함께 확진자수가 급증하자 당초 7월 1일부터 완화될 것으로 보였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후퇴하면서 다시 주가가 달리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18.5조, 카카오페이의 가치를 21.9조로 평가하며 모기업 카카오의 목표가를 18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 스스로 플랫폼이 되려는 금융회사

이러한 테크핀 기업들의 공세를 바라보는 기존 금융회사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안정성에 기반을 둔 금융서비스를 위해 희생했던 역동성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에 플랫폼의 위력을 절감한 금융회사들은 스스로 플랫폼이 되려는 선택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여기에 편의성을 더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붙여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도 편다. 자사의 앱 이용자가 수백만에 이르니 해보지 못할 도전도 아니라는 평가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은행이 모바일뱅킹 쏠(SOL)에 배달서비스를 접목하는 시도다. 모바일 안에서 결제와 송금이 되는데 배달서비스를 못할 이유도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그 현실적 필요를 고객에게 심어주는 일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평소 음식배달 앱을 즐겨쓴다는 A씨는 “이미 손에 익은 익숙한 채널을 버리고 새로운 채널에 익숙해져야 하는 수고로움을 넘어설 혜택(Benefit)을 금융사가 제공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 금융회사들의 입장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상반기는 대출 증가, 주식거래 급증 등 금융회사가 돈을 벌기 유리한 상황에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이는 추세적인 변화일 수 없다”며, “코로나19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 모드에 들어가고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이 금융사로 전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분위기가 역전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그 전에 한 발이라도 DT 완성률을 높여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상반기 토스 증권의 성공적 오픈에 이어 오는 9월께 토스뱅크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토스 서비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제공=비바리퍼블리카)
상반기 토스 증권의 성공적 오픈에 이어 오는 9월께 토스뱅크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토스 서비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제공=비바리퍼블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