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검 속초지청 압수수색 단행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유명 방송인겸 가수인 조영남(71)씨의 그림에 대해 ‘대작’의혹이 제기되어 조 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던 무명 화가인 A씨(60)는 지난 8년간 300여 작품을 대신 그려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작품 한 점당 10만원을 받고 그림을 그려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작품의 90% 정도를 자신이 그리고 나머지를 조영남이 마무리 작업을 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그림은 수백 만원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조영남 소속사 미보고 엔터테인먼트의 장호찬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작을 시킨 건 맞다”고 인정했다. 장 대표는 “전시회가 임박해 오며 일정이 촉박해 화투 그림의 경우 디테일한 부분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A씨에게 밑그림을 그려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영남씨가 덧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미술계에 관행처럼 뿌리박혀있는 대작 논란 시비에 대해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미술에서 굳이 작가가 직접 그리지 않고 콘셉트만 잡아도 작가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현대미술은 이미 100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라는 이유로 거액을 주고 그림을 산 사람들에게 직접 그린 것이 아닌 대작이라는 사실은 상당한 실망감과 허탈감을 줄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논란에 대해 "미술계의 관행이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진 교수는 17일 자신의 SNS에 “조영남의 대작은 검찰에서 사기죄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라며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앤디 워홀을 예로 들며 앤디 워홀은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진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에 따라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번 조영남씨의 대작 논란에 대해 ‘대작이다’와 ‘관행이다’로 나뉘어 팽팽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영남 초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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