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등 핵심계열 구조조정 속도
자체 이커머스 ‘롯데온’ M&A 활성화
동탄 롯데白 오프라인 위기 돌파 관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올해 최고의 M&A(인수합병) 매물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신세계그룹의 승리로 일단락 된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였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사장단을 소집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달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롯데그룹은 지난 1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회의)을 개최했다. 이는 예년보다 보름정도 앞서 소집한 것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패배에 따른 대책 회의에 중점을 맞춘 것이다.

롯데는 본입찰까지는 들어갔으나 지난 6월 16일에 이미 이베이코리아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유통업계 내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가 크지 않았다고도 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보다는 롯데가 약점을 가진 이커머스 분야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진행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의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신동빈 회장,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 부문(BU) 부문장, 각 사 대표이사 및 임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이후 발표된 롯데그룹의 화두는 탄소중립 선언 등 전사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다. 다만 언론을 통해 발표된 사항 외에도 이베이코리아 대응방안과 급변하는 유통 분야의 이커머스 대응에 대한 부분이 회의에서 주요 안건이 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개최한 '롯데온 전략 설명회'

일단 롯데그룹은 자체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의 고도화에 더욱 신경쓰는 모습이다. 롯데온의 고도화를 위해 올해 안으로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 각 사업부의 이커머스 관련 부문을 롯데이커머스 사업부로 옮기기로 했다.

또 대세로 떠오른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에 ‘릴레이 배송’을 연결짓는 방안도 언급된다. 릴레이 배송이란 특정 지점까지 배송 후 배달 전문업체가 배송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롯데온을 통한 이커머스 M&A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커머스 강화와 함께 롯데는 비효율 대형마트 12개점을 추가로 정리하며 군살빼기를 마무리 짓는다. 오프라인 분야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이커머스 활성화에 대거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월 20일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백화점 제공
오는 8월 20일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백화점 제공

동시에 다음달 20일에 열리는 경기도 최대 규모의 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그룹이 자체적으로 신규 백화점을 여는 것은 2014년 수원점 이후 약 7년 만이다

동탄점은 영업면적 9만3958㎡로 수도권 최대 규모로 인구 약 40만명에 달하는 동탄 신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RT·GTX 동탄역과 직접 연결돼 높은 접근성도 확보했다.

신도시 특성상 3040세대 비율이 높고 대기업 사업장도 근처에 있어 소득 수준이 높고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산다. 해당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해외 명품과 패션 소비를 즐기는 30대 '키즈맘'을 타깃으로 한 단계 앞선 쇼핑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게 롯데백화점 설명이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백화점 외부에서 바로 접근 가능하도록 배치하고 백화점 내부가 아닌 마치 쇼핑 거리를 다니는 것처럼 공간을 구성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또 복합문화공간과 중층에 잔디 공원을 설치해 주변 지역 백화점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대형 영어 키즈카페 등을 설치하는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백화점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목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패배한 만큼 신세계와 경쟁에서 치고나가기 위해서는 동탄점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동탄점에 이어 오는 9월에는 경기도 의왕시에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개장할 계획이기도 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밀린 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강점인 오프라인 분야를 더욱 키우고 롯데온과 결합이 가속화된다면 경쟁에서 치고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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