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LG·SK…대기업 자회사 물적분할, 득과 실은
카카오·LG·SK…대기업 자회사 물적분할, 득과 실은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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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불어온 자회사 물적분할·상장 바람
IPO로 자금조달해 미래성장 동력 확보 가능
주주 가치 희석·모회사 기업가치 할인 우려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나경주 SK종합화학 사장 등 경영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나경주 SK종합화학 사장 등 경영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IT 맞수’로 꼽히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기업 시가총액 순위가 최근 역전됐다. 올해 초 카카오 시총은 약 35조원 규모였지만 자회사의 성공적인 IPO(기업공개)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두 배가 넘는 72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LG와 SK 등 기존 재계에서도 자회사의 물적분할과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물적분할이 주주 가치를 희석하고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할인한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의 3월 31일 시가 총액은 44조원이었다. 3개월이 지난 6월 말 시가총액은 무려 72조원으로 약 28조원 늘었다.

21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눈부신 시가총액 상승 이유로는 자회사의 물적 분할 후 상장 정책이 꼽힌다. 카카오는 자회사의 물적 분할 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해 사업 확장 전략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올해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상장을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상장이 예고됐다.

카카오의 눈부신 성장에 힘입어 다른 재계도 물적 분할과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 관계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 관계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대표적으로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분사 등이 꼽힌다.

LG화학의 2차 전지(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된 신규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1일 LG화학의 물적분할로 만들어진 회사로, 배터리 제조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150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큰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심사와 공모주 청약을 거쳐 3분기(7∼9월)에 상장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100조원의 규모로 상장된다면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몸값이 비싼 기업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등 시장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고 주주 가치 제고,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 이동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 이동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부문의 분사 검토를 공식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핵심 사업인 배터리, 석유 사업 부문을 분사하고 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분할 방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IB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지동섭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배터리 사업부의 입장에서 분사든 어떠한 방법이든 간에 리소스(투자금)를 충당하는 것이 너무나 필요하다”면서 “현재 매년 2~3조원이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되는 상황에서 분사 시점을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의 분할 시점에 대한 검토 사항에 가장 중요한 사항은 IPO(기업공개)시점이라고 본다”며 “IPO시점을 정하는 기준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에 대해 시장이 얼마만큼 가치를 평가하느냐다. IPO시점과 연계해 (배터리 사업의 분할 시점)을 탄력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로 설립되는 분할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가 아닌 기존 회사가 신설 법인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즉 SK이노베이션이 새로 설립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의 주식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주주들은 분사 후에도 계속 SK이노베이션 주식만 보유하게 되고 분할된 사업에 대한 지배력은 약해진다.

기업들은 자회사를 물적분할한 후 IPO를 통해 사업 부문의 가치를 재평가받아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대주주의 지분이 줄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진다. 물적분할을 택하면 대규모 투자자금 조달도 용이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분할시 물적 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선호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존 지분 가치의 희석과 모회사의 기업가치 할인을 우려한다. 모회사의 핵심 사업 부문을 보고 투자했는데 이 핵심사업이 빠져나가고 신설 회사의 주식을 직접 소유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지난해 12월에 분노한 개인투자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토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청원자는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며 “전기차 관련주, 배터리 관련주라고 생각해서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분사를 하면 투자한 이유와 전혀 다른 화학 관련주에 투자한 것이 된다”는 글을 작성해 많은 수의 동의를 받았다.

차라리 모회사의 주식을 팔고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게다가 카카오의 물적분할과 LG, SK의 물적분할을 동일선에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란 강력한 플랫폼이 근간이 된 상황에서 카카오톡과 연계할 수 있는 자회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에 물적분할된 기업의 IPO로 기업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모회사의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플랫폼 기업이고 코로나19로 인한 대표적인 비대면 수혜주였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LG와 SK가 플랫폼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는 만큼 물적분할 기업의 IPO로 모회사의 가치하락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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