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간담회, 양사간 업무 중첩 인정…더블카운팅 ‘벨류에이션 과도’ 논란 불 지펴

“카카오페이와 똑 같은 꿈 꾸며 경쟁과 협업으로 시너지 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1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에 들어가는 카카오뱅크가 과도한 기업가치산정(Valuation) 논란에 ‘1등 리테일뱅크로 등극’, ‘플랫폼사업자로서 차별화된 고객경험 제시’를 선언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다만 비슷한 시기 상장 준비중인 카카오페이와의 비즈니스 중첩을 공식 인정해 벨류에이션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상장을 앞두고 ‘IPO프레스톡’이라는 이름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황은재 PR팀장의 사회로 발표와 Q&A에 나선 이 회사 윤호영 대표는 시종일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는 태생부터 다른 은행”이라며 기존 은행과의 비교를 통한 안팎의 밸류에이션 과도 논쟁 진화에 나섰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뱅킹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 양자간의 시너지를 근간으로 1등 리테일뱅크로 등극해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고객만족을 제공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1등 리테일뱅크의 정의로 자산이 제일 많은 은행이 아니라 고객이 가장 많이 찾고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은행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윤 대표는 “혁신기업이란 고객이 많이 자주쓰는 기업이 혁신기업”이라며, “혁신기업의 조건은 트래픽(Traffic, 고객 방문)과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고객참여)가 많은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는 국내 전체 앱 방문자수 14위로 1.5년만에 흑자를 달성해 전략적 성공이 숫자로 증명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10대 고객도 상당수 확보해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50대 이상 고객이 설립 초기 9%에서 현재 15%까지 늘어나는 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2위 그룹과의 MAU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승자독식으로 갈 것이라며 “기존까지는 카카오 에코시스템에 크게 의존한 바 없지만 향후에는 이를 활용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말하는 카카오 에코시스템이란 각 사업군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관계사로 카카오톡(메신저), 다음(인터넷포털), 카카오게임즈(소셜게임), 카카오커머스(온라인 기프트), 카카와모빌리티(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디지털 콘텐츠), 카카오페이(간편결제) 등을 말한다. 단순한 은행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서 계열사를 활용한 컨텐츠 강화로 사업 시너지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특히 최근 비슷한 시기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신고 요청을 받은 관계사 카카오페이와의 비즈니스 중첩성에 대해 윤호영 대표는 경쟁 관계임을 분명히 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은행 라이선스를 통한 비즈니스를, 카카오페이는 증권, 보험, 결제업을 영위하지만 금융 플랫폼사업자라는 ‘똑같은 꿈’을 꾸며 경쟁과 협업하고 있다”며, “경쟁과 협업 속에 많이 성장했고 시너지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상장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비즈니스 설명하는데 명확치 않아 투자자보호에 미흡함을 이유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 받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비교사례로 든 외국 기업 중 브라질 핀테크기업 파그세그루 등 일부가 카카오뱅크과 겹친 부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IPO대어로 불리는 카카오그룹 내 두개 기업이 상장하는데 은행업을 한다면서 국내 은행과의 비교를 거부하고 글로벌 핀테크 기업만 벤치마크로 쓴 점, 궁극적으로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경우 업무 중첩성이 예상되는데 두 기업 모두에게 높은 벨류에이션을 주는게 맞냐는 논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노력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리테일 1등은행이 되겠다는 둥, 카카오페이와 같은 꿈을 꾼다는 둥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와 놀랍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그룹이 관계사간 조율보다는 각자 플레이하는 문화가 강하다고는 들었지만 벨류에이션 이슈로 추정되는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을 받은 카카오페이를 너무 배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윤호영 대표는 벨류에이션의 합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회사의 발전가능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먼저 플랫폼사업의 방향성으로는 기존사업자 확대, 뱅킹라이선스로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 확대, 뱅킹 거버넌스, 고객에 혜택 주는 광고 등 기존 금융사가 하지 않는 사업 등을 강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현재 17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 확대 방안도 밝혔다.

현 사업에 따른 자연증가(Organic Growth), 주담대 등 여신상품 증가, 카카오뱅크만의 혁신상품(수신) 증가, 기존에 없었던 개인사업자 또는 외국인 상대 사업, 금융플랫폼을 활용한 펀드, 방카, 연금, 마지막으로 카카오 에코시스템 활용 등이다. 특히 주담대에 대해선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 오픈 할 예정”이라며, 100% 비대면 대출 비현실성에 질문에 대해선 “개인신용대출도 가능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카카오 뱅크가 기술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전체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로 개발해 타 은행 대비 구축 비용을 1000억원 가량 줄여 단기간에 흑자전환을 이뤘다는 점, OCR사업, 안면인식 기술 등 자체기술을 확보하여 이를 B2B사업화 했으며 이를 위해 샌드박스를 통해 국내 유일읜 금융기술연구소를 세운 점도 부각시켰다.

또 현재 관심사항인 중금리대출과 관련해 “개인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선으로 업계 평균인 20~24%까지는 무리가 없다”며, “향후 30%까지 늘릴 것이고 이 또한 최종목표(Ceiling)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규사업인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사업까지 시작하면 신규사업 확대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확보된 자본의 활용처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윤 대표는 “그동안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조인트벤쳐(JV)를 통한 모바일뱅크 설립 제안을 받았으나 자본의 부족과 국내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고사했었다”며, “앞으로 유사한 제안들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선별적으로 좋은 기회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을 넣거나 자산(Asset) 투자도 가능하다”며, “지분투자, JV 등을 통해 CB(Credit Bureau, 신용정보) 등 다양한 투자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장으로 인해 목돈이 생길 경우 직원 이탈문제를 묻는 질문에 “카카오뱅크 인력 약 1000명의 제일 큰 기대감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라며, “영역 확장에 따른 성장의 과실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것이 임직원을 잡기(Retention)위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 소식을 전해들은 한 증권사 대표는 “대체로 원론적인 설명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의 답변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여론의 향방도 중요한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간담회가 공모가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상장 당일 주가의 방향성 결정에도 작용할 것”이라며, “벨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궁금증을 대신 질의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중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우측)( ‘IPO프레스톡’ 온라인 기자간담회 동영상 캡쳐)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궁금증을 대신 질의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중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우측)( ‘IPO프레스톡’ 온라인 기자간담회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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