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 연구원,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 권유

26일(첫날) 증거금 12조원 돌파…약 100만명 참여해 경쟁률 37.8대 1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기업가치 고평가에 따른 공모가 과도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26일 일반공모청약 첫날 12조원의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첫날 경쟁률 37.8대 1을 기록했다. 다만 이례적으로 청약 당일 공모주 청약 자제를 권유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26~27일, 양일간에 걸쳐 일반 공모에 들어간 카카오뱅크는 청약 첫날 증거금이 12조원을 넘어서며 벌써 37.8대 1을 기록했다. 상반기 대어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첫날 경쟁률에는 못 미치지만 상반기엔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것을 감안하고 대부분의 자금이 청약 마감날인 둘째 날 유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중복 청약이 안될 경우 대입 입시처럼 자금이 덜 몰리는 곳을 찾아가는 눈치작전이 펼쳐져 자금이 첫날 덜 들어온 것을 계산에 넣으 시 더욱 그렇다.

이날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보고서가 발간돼 여의도를 술렁이게 했다. BNK투자증권 금융담당 연구원 김인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제하의 보고서가 그 주인공이다.

보고서에서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상회하여 선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여야만 추가 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나,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주어야 하고, 실현하기도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주가급락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현실”이라며, “카카오뱅크는 국내외 인터넷은행과도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혼재하여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이 보고서의 제목을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고 한 이유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달리 플랫폼기업으로서 차별화된 전략을 강조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플랫폼이더라도 은행업이라고 하는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느낌표를 3개나 찍은 이유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고 주장했다.

특히 애널리스트로서는 하기 힘든 ‘청약 자제’라는 표현을 써 시장의 화제가 됐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보다 안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먼저 카카오뱅크가 비교사례로 든 기업들의 ROE가 31%인데 10%를 큰 폭 상회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힘든 비교기업 선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이 아닌 브라질 등 해외핀테크기업을 벤치마크로 삼은 것에 대한 지적이다.

높은 장외시장 가격에 대해서도 “장외시장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26건 및 776주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으며 장외가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연구원은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적이나 국내여건 감안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현재 카카오뱅크 이익 대부분이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과거 높은 대출성장으로 프리미엄을 받았던 시기의 은행주 PBR 2.0배를 적용할 시 카카오뱅크의 목표 시총은 11.2조원(2021E), 자본총계 5.58조원으로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하며 ‘매도(SELL)’의견을 냈다.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약 38%나 하향한 수치로 현 공모가가 형성된 논리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며 투자자에게 ‘경고’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은행섹터 연구원은 “누구나 카카오뱅크 주가가 어느정도 현실과의 거리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자금이 들어오는 일반공모청약 당일 이런 리포트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증권사 금융담당 연구원은 “솔직히 공감은 하면서도 차마 쓸 수 없었던 리포트를 도발적으로 낸 용기가 대단하다”며, “소신 있는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투자 집행에 균형감을 더해주길 기대한다”며 응원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일반공모청약 첫날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과도함을 주장하며 '청약 자제'를 권유한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 보고서 표지(보고서 표지 캡처)
카카오뱅크 일반공모청약 첫날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과도함을 주장하며 '청약 자제'를 권유한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 보고서 표지(보고서 표지 캡처)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