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동 본점 매각 안내서 배포
"신세계그룹 자산 전략적 재배치 일환"
신평사, 이마트 투자·재무 불확실성 가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선 가운데 이마트가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선 가운데 이마트가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선 가운데 이마트가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30일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따르면 자문사인 CBRE를 통해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와 시행사 등에 이마트 성수동 본점 매각을 위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입찰 시점은 9월로 전망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마트 성수동 본사 건물 매각에 성공할 경우 최대 1조원의 금액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는 연면적 9만9000㎡ 규모로, 현재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이 입주해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사와 성수점 부지 재개발은 미래 온·오프라인 최강자 변신을 위해 노후화된 점포를 미래형 점포로 개발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려 한다”며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수년 전부터 사전 계획하에 진행되고 있는 그룹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번 재개발로 20년이 넘은 노후점포인 성수점을 고객 관점의 미래형 점포로 바꿔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재원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회사 성장에 따른 본사 사무실 과밀화로 새로운 업무 환경 조성 필요성도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는 재개발된 성수점에 다시 입주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15개 점포에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해 매장을 재단장하고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동시에 이마트는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업무 방식 변화 등 뉴노멀에 맞는 새로운 스마트 오피스를 조성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5월 가양점을 매각할 때도 건물이 신축되면 그 일부를 분양받아 재입점하기로 하는 등 '매각 후 재입점'을 통해 매장 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
이마트 성수동 본사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이같은 전략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M&A에 나서기 위해서는 현금 자산 확보 등 유동성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지분 100%를 1352억원에 사들여 야구와 유통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다. 이어서 지난 3월에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화성 테마파크 부지 매입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여성 패션 편집몰인 ‘W컨셉’ 지분 100%를 차례로 사들였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올해 최고의 M&A 매물로 꼽혔던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신세계그룹의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면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어서 지난 27일에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지분 17.5%를 4743억원을 추가확보하면서 신세계그룹은 M&A에 막대한 투자를 한 상황이다. 연초 이후 투자한 금액은 3조 8000억원을 넘어선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의 연이은 M&A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결정 이후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마트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하고 그 이유로 "인수비용이 양사의 시너지보다 클 것"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마트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밝히며 "이마트는 대규모 투자로 향후 1~2 년 동안 금융 레버리지가 약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신세계그룹의 유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마트의 스타벅스코리아 인수건에 대한 본평가에서 “이마트가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이마트가 다수의 투자건 누적으로 투자와 재무 불확실성이 상당폭 증가하고 있어 보유점포 매각 등의 추가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재무안정성의 변화 수준에 대한 추정과 판단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여러곳의 은행 등으로부터 투자확약서와 대출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안전성 우려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인수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안"이라며 "신세계그룹의 자산가치가 충분한 만큼 자금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다. 또 디지털 전환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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