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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떼어낸 SK이노, 투자가치 왜 떨어지나
배터리 떼어낸 SK이노, 투자가치 왜 떨어지나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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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분사·지주사 전환 목표
증권가, SK이노 투자의견·목표주가 일제히 '하향'
IBK·삼성 "SK이노, 투자가치 여전한 점 인정해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 이동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 이동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부문 등을 분할하고 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다수의 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췄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적극적인 매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거래일(4~5일)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5.7% 가까이 빠지며 23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 수준은 지난 4월 9일(23만8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터리와 석유개발(E&P·Exploration&Production) 사업을 각각 독립 회사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이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분할 소식이 전해지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크게 빠지며 약세를 보였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들의 우려 탓이 크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로 설립되는 분할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가 아닌 기존 회사가 신설 법인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즉 SK이노베이션이 새로 설립되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의 주식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주주들은 분사 후에도 계속 SK이노베이션 주식만 보유하게 되고 분할된 사업에 대한 지배력은 약해진다.

기업들은 자회사를 물적분할한 후 IPO를 통해 사업 부문의 가치를 재평가받아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대주주의 지분이 줄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진다. 물적분할을 택하면 대규모 투자자금 조달도 용이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분할시 물적 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선호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존 지분 가치의 희석과 모회사의 기업가치 할인을 우려한다. 모회사의 핵심 사업 부문을 보고 투자했는데 이 핵심사업이 빠져나가고 신설 회사의 주식을 직접 소유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이에 다수의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췄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일 "배터리 사업 분할로 향후 기업공개(IPO)에 따른 배터리 사업 지분 가치의 희석 및 지주사 할인 반영 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며 SK이노베이션 투자 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 주가도 31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핵심 사업부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SK이노베이션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았다.

윤재성 연구원은 "최근에는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으며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정유 사업에 대한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석유·화학·윤활유 사업의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 감소를 상쇄하고 자체 생존이 가능한 선순환 사이클로 진입시키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트폴리오의 큰 변화(Deep Change)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을 투자해야 할 포인트가 하나씩 삭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빠른 분할 시기 발표로 인한 지주사 할인율 40%를 적용한다"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 주가는 37만7000원에서 26만2000원으로 각각 내렸다.

이안나 연구원은 "IPO 전까지 주가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배터리 사업부를 제외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는 성장산업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는 매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28만원→25만원), 유진투자증권(40만원→37만5000원) 등도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 등을 고려해도 현재 수주 잔고가 130조원·1테라와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라는 의견도 있다.

전창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헝가리 2공장과 미국 1공장 양산을 시작, 글로벌 3대륙에 걸친 공장 가동으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든다"며 "배터리 사업 분할 및 상장 우려를 반영한다고 해도 성장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분할이 투자심리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으나, 현재 주가에 반영된 생산능력 대비 배터리 사업 가치는 2022년 기준 LG화학 및 삼성SDI 대비 각각 63% 및 82% 할인된 수준(LG화학 및 SK이노베이션에 자회사 할인율 40% 적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할과 자회사 할인을 고려해도 경쟁사 대비 극히 저평가된 사업 가치는 배터리 수익성 개선을 촉매로 할인율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사례와 비슷한 경우도 LG화학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 분할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모회사의 디스카운트를 우려해 차라리 모회사의 주식을 팔고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기업이 기대하는 자금 충당효과와 일반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기대가 다른 관점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