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빅4' 삼성·현대차·SK·LG 순위 변동
SK, 하이닉스 성장 비롯 M&A·상장 활발
현대차·LG, 눈에 띄는 성공적 M&A 없어

SK서린사옥
SK그룹 서린사옥

‘재계 빅4’로 불리는 삼성·현대차·SK·LG그룹의 순위 변동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G가 눈에 띄는 M&A가 없는 가운데 SK가 치고 나가며 재계 2위를 노리고 있는 것.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상장계열사 시가총액 순위는 삼성그룹이 728조 2706원로 1위, SK그룹이 206조 158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계열분리가 진행 중인 LX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LG그룹 시가총액은 150조 8940억원이며 현대자동차그룹이 142조 7373억원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기준이 아닌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는 삼성(457조원), 현대차(246조원), SK(239조원), LG(151조원)으로 나타났다. 공정자산이 그룹 계열사의 자산 총계를 뜻한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SK가 시가총액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다음 ‘공시대상 기업집단’ 현황 발표에서는 재계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SK가 재계 2위를 넘볼 수 있게 된 것은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눈부신 성장과 성공적인 M&A(인수합병) 탓이 크다.

먼저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와 전자기기 구매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

SK하이닉스의 자산은 2016년 31조원에서 지난해 71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교육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D램 수요가 대폭 늘었다. 노트북 수요가 견조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칩스케일패키지(CSP) 수요 강세가 나타났다.

여기에 PC와 그래픽, 소비자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고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증설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최근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10조 3104억원에 인수했다.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의 자산총계는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다음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이외에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에서도 지난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에 -4563억원 적자에서 올해 5065억원 흑자로 돌아서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신사업으로 키우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도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SKC도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9.5% 증가한 1350억원을 거뒀다. 화학사업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이 영업이익 93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덩치를 키운 비결로 최태원 회장의 성공적인 M&A를 꼽는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은 모두 SK가 인수해 성공적으로 키워낸 기업들이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SK그룹은 총 84건 인수에 24조3091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LG는 SK와 달리 눈에 띄는 성공적인 M&A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SK와 재계 순위를 맞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최근 매물로 나오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어 대형 M&A가 성공한다면 재계 순위 변동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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