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편입 기대감에 오르다 편입 후 주가 하락

기관 락업 해제로 인한 물량도 체크해야…코스피 저조 작년 기저효과 영향도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25일 한화투자증권 시장분석 애널리스트인 김수연 연구원이 흥미로운 리포트를 냈습니다. 코스피가 올들어 글로벌 시장 대비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이유가 올해 급증한 IPO대어들로 인해 투자금이 이들 기업에 몰리며 기존 기업들의 주가가 빠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심리라고들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정보 유통 속도가 빠르고 IT시스템이 발달해 그때그때 변화하는 요소들이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효율적 시장’에서 적정 가치보다 주가가 더 오르고 더 빠지는 이유는 미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 혹은 공포가 반영되기 때문이죠. 소위 투심(투자심리)가 시장을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투자심리가 주로 방향성에 해당하는 요소라면, 그 변동폭을 좌우하는 것은 투자심리에 따른 자금의 수급(수요와 공급)일 겁니다. 보통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발휘되면 매수세가 몰리고 그 결과 주가가 오르면 매수세가 더 몰려 주가가 선순환하며 오버슈팅(정상가치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하거나 매도세가 몰리면 주가가 내리고 그에 따라 공포심리가 더해져 과매도에 의한 주가 급락이 나오는 것이지요.

김수연 연구원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코스피만 고점 대비 5% 가량 내려온 이유를 올해 IPO시장에 신규 플레이어들이 대거 등장한 것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들이 대형주인 관계로 MSCI나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를 구성하는 멤버로 등극하면서 해당 지수에 기계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는 패시브펀드들이 기존 편입 종목을 매도하고 신규 종목에 투자하면서 전체 주가가 떨어져 글로벌 시장 대비 코스피 하락률이 더 크다는 설명을 합니다.

물론 기계적인 매매가 아닌 펀드매니저의 재량권이 많이 작용하는 액티브펀드들이 있긴 하지만, 최근엔 많은 관리비용이 드는 액티브펀드들이 워낙 힘을 쓰지 못하다 보니 그 영향력이 예전만은 못한 상황입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올해 상장한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을 거론하며, 이중 3개 종목이 지수 신규 편입 전 상승세를 보였고, 3개월 락업(기관 등의 의무보유 사전 확약으로 주식 매도를 못하는 일)이 풀려 매도 물량이 나온 SK아이이테크놀로지만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금요일 카카오뱅크의 MSCI에 조기편입 이후 이번달 31일 MSCI 분기 리밸 런싱과 9월 9일 선물옵션만기일의 KOSPI200 조기편입 등 지수 이벤트가 두 번 더 남았으니 이때까지는 지수 편입 이슈에 따른 수급의 영향에 주의하라는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MSCI 편입일인 지난 금요일까지 카카오뱅크는 한때 현대차마저 밀어내고 시총9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편입 이후 금주 들어 4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수급은 꼭 체크해야 할 요소입니다. 김 연구원의 이번 리포트는 그런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다만 올해 코스피가 타국 지수 대비 상대적 저조를 보이는 것이 꼭 수급만의 요소라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작년 한 해 저금리와 코로나19 특수에 의한 개인들의 시장 참여 확대로 그 어느 나라보다 코스피가 뜨거웠기 때문에 소위 기저효과가 발생해 올해 성적이 저조한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또 우리 시장 큰 형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들이 반도체 가격 시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현재 상황도 시장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현지시각 이번주 금요일 열릴 잭슨 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관련 어떤 신호가 나올지에 따라 코스피는 또 춤을 출 것 같습니다. 체크할 요소가 많은 요즘입니다.

카카오뱅크는 MSCI 신규 편입이라는 호재로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 후 편입 이후 주가가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카카오뱅크 로고
카카오뱅크는 MSCI 신규 편입이라는 호재로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 후 편입 이후 주가가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카카오뱅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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