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피인수기업 주가 약세...휴젤 3거래일 연속 ↓

사진=휴젤
사진=휴젤

재계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큰 손이 된 가운데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의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업인수합병(M&A)라는 호재가 사라졌다는 분석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천랩의 주가는 전날 4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인수전 가격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7월 21일 천랩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983억원으로,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천랩 인수로 차세대 신약 기술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천랩은 CJ제일제당의 발표 다음날인 22일 29.96% 급등해 가격상승제한폭인 6만4200원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CJ제일제당은 1.40% 오른 46만9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CJ제일제당이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해 천랩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주가에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생물 균주 등의 기술을 축적한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로 레드바이로 산업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월 27일 기준 CJ제일제당 주가는 43만9000원이다. 천랩을 인수할 당시보다 약 7% 빠졌다. 천랩은 같은날 4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인수 당시 최고가(6만4200원) 대비 3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GS그룹에 인수된 휴젤도 상황은 비슷하다. GS지주 주가도 오름세가 더디다. 인수 발표 전날인 24일 큰폭으로 오른 뒤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GS는 25일 휴젤의 최대주주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휴젤(145020) 지분 46.9%(전환사채 포함)를 1조724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GS는 싱가포르 펀드 CBC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참여해 베인케피털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보톨리늄톡신 1위 기업 휴젤 인수로 GS그룹은 의료 바이오 투자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취임 이후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해왔던 GS그룹은 이번 휴젤 인수를 발판으로 바이오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휴젤은 GS그룹이 새 주인이 된 이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 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25일부터 27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7일 마감가(19만1700원)는 24일 종가 대비 약 15.2% 하락했다. GS지주 주가도 24일 급등한뒤,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업계는 이들 M&A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이슈 소멸에 따른 결과로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M&A 소문이 날 경우 관련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막상 뚜겅을 열고 나면 더 이상 흥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급등세는 연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젤의 경우, 몸값이 적정가격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의견도 제기되면서 인수합병이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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