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의 국제정치적 함의’ 제시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미중 전략경쟁과 북핵 문제가 교차하는 한반도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만흠)는 9월 1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의 국제정치적 함의’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미군 철수는 아프간전쟁의 미래, 미국의 외교안보전략, 국내 정치적 상황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슬람무장단체인 탈레반이 미국에 의해 축출된지 20년만인 2021년 8월 15일 다시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을 장악했다. 4월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20년만에 아프간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하고, 5월 1일 미군이 철수를 시작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함으로써 친미성향의 아프간 정부가 전복됐다.

미국의 철군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복잡하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동맹가치에 대한 불신으로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고, 미국의 무책임한 철군이 아프간을 도탄에 빠뜨렸다는 비난과 함께 지난 2015년 유럽난민사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미군의 철수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미 2011년 빈 라덴의 사살 이후로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철군 요구가 있어 왔고,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부터 트럼프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철군이 추진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프간 철군이 국제사회에 가져올 영향은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미군의 철군 과정과 배경을 살펴보고 미군의 철수가 가져올 수 있는 국제정치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주는 외교안보적 함의가 무엇인지를 도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특히 외교안보전략의 변화는 효율적인 중국 견제를 우선순위로 하는 것”이라며 “향후 미중간 외교적 갈등과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안보전략이 한걸음 더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2019년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지부진한 북미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며 “아프간전쟁의 종료로 생긴 바이든 정부의 여력이 보다 구체화된 '조율된 실용적인 대북 접근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아프간 철군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지속 추진이라는 기본 방향 속에서 현재에 대한 적확한 분석과 미래에 대한 과학적 예측을 통해 균형잡힌 외교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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