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덕에 상점 홍보한 내용 SNS에 게시하면 대형마트 이용권 2만원 주겠다"

국민지원금 대형마트 사용 금지 취지 공감능력 ‘제로’

신한은행이 추석을 맞아 기획한 사회공헌프로그램이 본연의 취지를 의심케 하는 내용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리동네 응원 프로그램’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205개 영업점 내 설치된 디지털 창구, 포스터, 전광판 등을 활용해 지점 인근 자영업자의 가게를 홍보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신한은행이 자랑하는 사회공헌 서비스의 일환이다.

이번 이벤트는 홍보에 참여한 자영업자가 이렇게 도움을 받는 내용을 사진으로 찍거나 글로 작성해 인스타그램 또는 네이버블로그 등에 게시하고, 사람들이 이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 #신한은행 #우리동네 응원 프로그램을 포함해 업로드 하면 이벤트에 자동으로 응모된다는 내용이다.

10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에 응모한 자영업자에게는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기프티콘(2만원)을 제공한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벤트 취지를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고객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어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ESG브랜드 슬로건 ’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멋진 세상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라)’에 따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경영컨설팅을 지원하는 ‘신한SOHO사관학교’를 운영하는 등 그룹의 맏형으로서 ESG 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이벤트 소식을 접한 한 소상공인은 “은행이 지역 상점을 소개해주는 일은 고마운 일이나 이를 알리기 위해 혜택을 받는 영세상인들을 홍보맨으로 동원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도 정말 어려운 영세업자들을 돕기 위해 대형마트 사용이 금지되는데, 신한은행은 그런 취지는 아랑 곳 하지 않고 대형마트 이용권 2만원을 소상공인들에게 생각없이 미끼로 던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또 다른 소상공인은 “신한은행이 말하는 ESG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멋진 세상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는 것과 이번 이벤트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신한은행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한 '우리동네 응원 프로그램' 이미지(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한 '우리동네 응원 프로그램' 이미지(제공=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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