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늘어난 비대면 수요도 메타버스로 대응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행하는 세븐일레븐의 채용 면접. 세븐일레븐 제공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행하는 세븐일레븐의 채용 면접. 세븐일레븐 제공

유통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신입사원 공채 과정을 메타버스로 활용하는 등 온라인 활용을 더욱 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여러 명을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지털 역량 검증까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편의점사업부 대졸 신입사원 선발 과정을 진행 중인 GS리테일은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AI(인공지능) 역량 검사를 시행한다.

지난해 하반기 처음 도입된 이 검사는 일종의 직무적성 검사와 면접을 결합한 형태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자기소개나 지원 이유, 특정 상황을 주고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관한 질문이 주어지며 이를 통해 지원자의 소통 능력 등을 파악한다. 게임 수행 과제도 주어지는데 직군 적합도나 성과 역량 등을 측정하기 위한 방식이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 1·2차 면접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1층 전경. 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1층 전경. 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도 작년 상반기부터 GS리테일과 유사한 AI 역량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인 현대백화점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하던 합숙 면접을 없앴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서 오프라인 공간과 메타버스를 접목한 ‘가상 전시 체험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적인 방문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이 어디에서나 문화·예술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인천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인천 트래블 마켓'을 운영한다.

인천 트래블 마켓은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송도점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 놓은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열리는 온라인 관광상품 홍보관이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제주항공, 에어서울 등 숙박·여행 상품·관광 기념품 업체 40여 곳이 참여한다. 인천 트래블 마켓 홈페이지에 접속해 아바타를 선택한 뒤 가상 공간에 조성돼 있는 참여 기업 부스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처음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로 실시한다.

지원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마련된 면접 장소인 '세븐타운'에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입장한 뒤 화상 면접을 보는 식이다.

세븐타운 안에는 면접자 대기 장소와 회사 및 주요 직무 소개 영상을 시청하는 상영관도 마련돼 있다.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채용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구직자와 자유롭고 유연하게 상호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 면접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가상 모델 루시.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가상 모델 루시.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도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TV와 연계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은 소비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방송 스튜디오나 분장실 등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채용설명회나 신입사원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온라인 채용 박람회를 게더타운에서 열었으며 IT 직군 채용 설명회는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했다.

단체 모임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신입사원 교육도 올해는 메타버스의 가상현실 교육센터에서 진행했다.

팀 단위 워크숍도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제페토에 구현한 'CU제페토한강점'에서 연다.

SPC그룹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온라인 시식회를 진행했다.

온라인 시식회는 미국 쉐이크쉑 1호점이 위치한 메디슨 스퀘어 파크(Madison Square Park)를 재현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시식회를 열었다. 이번 제품의 앰버서더로 가상 모델 ‘루시’, ‘루이’, ‘아뽀키’를 선정해 뉴욕에서 고추장 시리즈를 즐기는 모습을 SNS를 통해 선보였다.

이렇듯 유통가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외에도 MZ세대가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 조사 결과, 지난해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66.3%)를 넘어섰다.

일과 여가활동 모두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상 마케팅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는 뜻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활용은 최근 유통업계 대세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면서 핵심 소비자층인 MZ세대를 노린 마케팅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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