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국정감사(국감) 현장에 이미 두 차례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이번 주에 세번째로 불려나갈 전망이다.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계열사 대표·임원은 김범수 의장을 포함해 10명이며, 중복을 감안한 호출 횟수로는 총 16회다.

국내 포털업계를 사실상 양분한 이 두 회사의 창업자들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최근 수년간 국정감사에 여러 차례 불려 나왔다.

이는 최근 5년간 이른바 '10대 재벌 총수' 중 국감 현장에 실제로 불려 나온 이가 단 한 명도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8일 국회와 포털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1일 열리는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김범수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범수 의장은 5일 정무위원회(정무위),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도 출석했고 21일 과방위에 또 나온다면 올해만 따져서 세 차례나 국감 증언대에 서게 된다.

김범수 의장은 2018년 국감에는 한 차례 증인으로 나왔고 그 전에는 몇 차례 증인으로 채택된 적이 있으나 나가지는 않았다.

카카오 계열 기업들에서는 창업자인 김 의장과 계열사 대표 3명 등 모두 4명이 올해 국감에 도합 9회(예정 포함) 호출됐다.

김 의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각 3회,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2회 중복해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차례 나갔다.

과방위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21일 종합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만 이해진 GIO가 올해 국감장에 갈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그는 2017년과 2018년 국감에 증인으로 한 차례씩 나왔다.

네이버에서는 한성숙 대표이사 사장이 6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했으며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도 증인 채택이 된 상태다. 그는 원래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증인으로도 출석요구를 받았으나 나중에 철회됐다. 한성숙 대표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국감에 출석했다.

네이버에서는 이 GIO와 한 대표, 그 외 임원과 계열사 임원까지 모두 6명이 도합 7회(예정 포함, 철회사례 제외) 올해 국감 출석을 요구받은 상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공기중 네이버 부사장, 손지윤 네이버 정책총괄이사 등도 올해 국감장에 나왔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계열사의 임원들이 국감 증인으로 대거 불려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들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이슈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업계가 골목상권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겹치기도 마다하지 않고 국회의원들과 상임위들이 양대 포털 계열사 고위 임원들, 특히 김범수·이해진 창업자를 국감장 증언대에 세우려는 것이 결국은 '위신 세우기' 차원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조적으로 속칭 '10대(大) 재벌그룹'에 속하는 대기업집단에서는 '총수' 또는 '오너'로 불리는 인물이 국감 증언대에 선 적이 거의 없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10대 그룹의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중 국감에 모습을 드러낸 사례는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 번뿐이다.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이나 대주주인 임원들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으나 이들은 그럴 때마다 거의 항상 해외 출장이나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대며 출석을 피해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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