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잔고 성장 및 이자율 상승 수혜 지속

증권 거래대금 감소로 위축…빈자리 보험사가 메울 가능성

금주부터 주요 금융지주가 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업과 보험업의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 들어 투자심리 저하와 채권운용 손익 감소가 예상되는 증권사들은 소폭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금리상승과 대출잔액 증가 등에 힘입어 은행부문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하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약 3조8627억 원이다. 이는 4조1262억 원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QoQ)로는 소폭 줄어든 규모지만 3조 5499억 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YoY)로는 늘어난 금액이다.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실적이 3분기 이후 본격 회복세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에 의한 실적 상승으로 보기도 어렵다. 또 통상 계절적 요인(Seasonality)을 감안해 동일 시기 실적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상기할 때 전년 동기대비 수치가 더욱 유의미하다.

금융지주별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지주 내 가장 큰 비중은 변함없이 은행의 몫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정부의 대출규제가 심해졌음에도 3분기 가계대출 규모가 전 분기(555조4823억 원) 대비 약 12조 늘어난 567조3500억 원을 기록해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이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8월 기준금리 25bp인상에 이어 10월 금통위에서 11월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실질적인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분위기라 금리 상승 수혜까지 더한 은행 실적 개선세는 가팔라질 것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기존 기대치를 더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대손충당금이 예상보다도 더 낮을 것으로 기대되고, 높은 대출성장률에 따른 이자이익 급증 외에도 비이자부문도 상당히 선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장은행 전체 기존 순익 추청치는 약 5.0조 원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약 5.2~5.3조 원 정도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그리고 지방은행들은 컨센서스 대비 이익 증가 폭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은행 외의 비은행 실적을 이끌던 증권사의 실적은 하향하는 투심과 함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운용 손익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축소에 따른 수익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 33조원 수준에서 2분기 27조원, 3분기 26조원 수준까지 내려왔고 이달 들어서도 내림새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헝다 파산 리스크, 원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환율 급등, 반도체 등 기업 실적 피크아웃(고점) 논란 등 급하게 오른 증시를 더욱 밀어오를 재료의 소진과 더불어 개인투자자를 시장에서 떠나게 할 요소들이 가득하다.

증권사들이 주춤한 사이 그 빈자리는 보험사가 일부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함께 대표적인 금리상승 수혜주인 보험주가 기지개를 키는 가운데,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손해보험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대표적인 손해보험사들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손해보험주의 재평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손해보험 3분기 실적은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일 전망”이라며, “이번 실적에서 주목 할 만한 점은 보험료 인상 효과가 소멸되고 차량 운행도 증가한 3분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런 현상은 작년부터 진행되어온 제도 개선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사고 자체가 줄어든 부분도 있지만, 도수치료 등 일부 보험가입자들의 과도한 의료비 청구 등이 알려지면서 보험료가 현실화된 부분 등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고, 은행 이외의 자회사들은 실적 변동성이 있다”며, “이번 분기 실적은 호조를 이어가는 분위기지만 대출 규제에 대한 효과가 후행적으로 반영되고 특수 상황에서 상환유예 시켜둔 여신 부문의 부실 등이 향후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경리단길 초입에 위치한 주요 은행 ATM기(출처=스트레이트뉴스)
이태원 경리단길 초입에 위치한 주요 은행 ATM기(출처=스트레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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