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V 매입 2조 6,261억원 중 33.5%가 ‘우량등급(AA) 회사채’
SPV 당초 설립취지, ‘비우량채 발행여건 개선’
한은, 올해 우량채 매입 비중을 25%로 낮추기로 했지만, 전혀 반영 안돼
정일영 의원, “발표와 달리 아직까지 개선 안 되는 것은 한은이 직무유기하고 있는 셈”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기업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비우량 등급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우량 회사채 ․ 기업어음(CP) 매입기구(이하 SPV)가 당초 설립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신용등급별 회사채 매입실적’에 따르면, 프로그램이 시행된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SPV가 매입한 회사채 2조 6,261억 원 중 우량등급(AA등급) 회사채는 8,800억 원(33.5%)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말 한은이 우량채 매입 비중을 30%에서 25%로 낮추겠다는 발표와 다른 셈이다.

정부는 지난 20년 5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기업자금조달 애로 해소, 자금시장 경색 차단 등을 위해 비우량 회사채 ․ 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도입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에서는 SPV의 설립목적에 대해 ‘비우량채 발행여건을 개선하고,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를 축소해 자금시장 불안소지를 완화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한국은행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저신용등급 회사채·CP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우량채 (AA) 매입비중을 30%에서 25%로 낮추고, 비우량채(A~BBB) 비중을 70%에서 75%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SPV의 설립목적과 한은의 발표와 다르게 SPV의 우량등급(AA등급) 회사채 매입 비중은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이에 정일영 의원은 “국회의 지적과 함께 한은이 25%까지 우량채 매입비중을 낮추겠다는 발표에도 우량채 매입비중이 아직까지 요지부동인 것은 한은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은이 발표한대로 우량채 매입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PV 우량채 매입비중은 지난 8월 1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행한 ‘2020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정무위원회 보고서’에서도 ‘비우량채 발행여건 개선이라는 당초 설립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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