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 당국 살인·마약 범죄 수사 착수
사고 당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혐의 등 25명 체포

사진=연합뉴스당시 콘서트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시 콘서트장 모습.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에서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스콧의 콘서트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5만명의 팬들이 몰렸다. 발 디딜 틈 없이 콘서트장을 꽉 채운 사람들은 스콧의 등장에 열광했고, 이어 화려한 무대는 곧 참사의 현장으로 뒤바꼈다. 5만명이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8명이 깔려 숨졌고,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소리쳤다.

콘서트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7일 CBS에 “지옥과도 같았다”며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듯했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광란의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를 짓누르면서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소셜미디어 동영상에는 넘어지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구급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관중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장 보안요원 1명은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하던 중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여러 관객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의식을 회복했다.

미국 수사 당국은 콘서트 참석자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주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살인·마약 범죄 수사관들을 투입했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휴스턴 수사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고, 300여명이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14살, 16살 휴스턴 고등학생, 21살 대학생 등 압사 사고로 숨진 8명 중 7명은 10∼20대였다.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콘서트 주최 측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스콧은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콘서트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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