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진 식품값 인상, 이제 치킨으로
치킨업계 1위 교촌, 7년 만에 가격 인상 결정
배달대행료↑ 등 영향에 BBQ·bhc 인상 가능성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로 꼽히는 교촌치킨 값을 2만원 이상으로 올리면서 타 업체들도 연달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교촌 오리지날 치킨.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로 꼽히는 교촌치킨 값을 2만원 이상으로 올리면서 타 업체들도 연달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교촌 오리지날 치킨.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식품가격 인상이 치킨 값 인상으로 이어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로 꼽히는 교촌치킨 값을 2만원 이상으로 올리면서 타 업체들도 연달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22일부터 제품 권장가격을 5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인상한다. 인상률은 평균 8.1%다. 배달앱으로 교촌치킨을 주문하게 되면 대략 2만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교촌에프앤비가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2014년 일부 부분육 메뉴 조정에 이어 7년 만이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수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 및 각종 수수료 부담에 최근 전방위적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교촌치킨 본사와 가맹점소통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교촌의 치킨값 인상을 두고 주주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도 본다. 교촌은 지난해에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직상장에 성공했고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과는 달리 주가가 낮아 주주의 비판을 받고 있다.

치킨업계 2위를 다투는 bbq, bhc.

교촌의 치킨값 인상으로 인해 타업체가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도미노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단 ‘빅3’로 꼽히는 제너시스BBQ와 bhc는 “당장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두업체가 가격 상승을 한 만큼 타업체들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특히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게 되면 다른 업체들은 소비자의 저항을 덜 받고 가격 인상할 수 있다.

앞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18년에도 배달비를 도입하며 배달 유료화를 업계 전반에 정착시켰다. 배달료를 건당 2000원을 부과하면서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이번에도 교촌에프앤비는 가격 인상의 첫 깃발을 걸었다.

현재 치킨의 주요 원재료인 신선육과 기름 가격이 잇따라 올랐다. 게다가 건물 임대료와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격 인상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배달대행료는 4500원 수준으로 일제히 올랐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해서는 50% 이상 오른 셈이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과거 2017년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많은 닭이 살처분되면서 공급부족으로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BBQ는 모든 메뉴 가격을 2000원 이상 올렸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동을 걸면서 BBQ는 가격 인상을 잠시 철회했다가 2개월 후 다시 올렸다.

덩달아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가격 인상에 여론이 악화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업체간 가격 인상 담합 조사에 착수했고 업체들은 가격 인상 예고를 철회했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제품 가격을 바로 올리는 것보다는 사이드 메뉴 판매를 늘려 수익을 높이고자 노력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 압박이 강해 가격 인상이 어려웠다”면서 “최근 배달앱 수수료 상승,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이해가 만들어졌고 7년만에 교촌치킨이 가격인상을 하면서 타 업체의 연이은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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