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오히려 상반기보다 낮아"

대출 규모 큰 '카카오뱅크' 중저신용대출 비중 14.6%...14%대 주장 케뱅 넘어선 듯

케이뱅크 사옥(제공=케이뱅크)
케이뱅크 사옥(제공=케이뱅크)

인터넷은행들이 출범당시 주요 임무로 부여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중인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목표치에 점차 다가서는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답보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케이뱅크는 10월말 기준 14%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6월말) 기준 15.5%에 비해 오히려 후퇴한 수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오랜 기간 영업을 쉬었다가 다시 재개한 관계로 일반 대출을 같이 시행하다보니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 개선도가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보일 수 있으나 10월 말 기준 14%대로 지난 9월 13.7% 대비 개선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공개된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율은 14.6%로 14%대라고만 설명하는 케이뱅크를 역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는 분기 공시사항이지 월별로 공개할 의무는 없다”며 제시를 거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율이 10.6%에 불과했으나 이후 대표이사 지시로 TF팀을 구성,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해 자산건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실행해 옮긴 결과 8월(12.3%), 9월(13.4%), 10월(14.6%)까지 비중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당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말까지 목표로 내세운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20.8%와 21.5%다. 상반기까지만 놓고 보면 케이뱅크가 이 목표에 다가설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으나 현재로서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추이로만 보면 카카오뱅크가 더 목표에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답보상태를 보인 이유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고신용자이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더 많이 산정돼 중·저신용자 비중을 쉽게 높일 수 없는 구조”라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하는 극단적인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10월말까지의 현상을 설명하기엔 논리적으로 모순이 따른다.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신용대출, 직장인 사잇돌 대출, 일반 전월세 보증금 신규 대출을 중단한 것은 지난 10월 8일부터 연말 까지다. 10월말 기준으로 낸 통계에는 3주 정도 밖에 적용되지 않는다. 또 인터넷은행 본연의 역할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카카오뱅크가 이와 같은 노력을 했다면 반대로 케이뱅크는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케이뱅크 주장을 감안해 카카오뱅크가 일반 대출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전인 3분기(9월말) 기준으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가 전분기 10.6%에서 2.8%p오른 13.4%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때 케이뱅크는 15.5%에서 13.7%로 1.8%p 내려간 비중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창구지도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체 대출 규모 자체가 케이뱅크보다 더 큰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똑같이 대출을 실행할 때 그 같은 논리라면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높이기가 더 어려운 법”이라며, “자산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저 수치를 끌어올렸다면 카카오뱅크의 관리능력에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인터넷은행들에게 중금리가 아닌 중·저신용자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구체적인 창구지도에 나선 것은 5월 이후이기 때문에 3분기 성적표가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케이뱅크가 오랜 기간 영업을 쉬었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까지 끌어올리는 숙제를 완수하기기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 업계 최초로 두 달치 대출이자 캐시백을 진행하는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중저신용 고객 신용대출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