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올해 직원 1인당 생산성, 5대 시중은행 평균의 1.5배

내년 중저신용자 인센티브 확대… “중·저신용자 대출 총량관리 제외 검토”

카카오뱅크 건물 내부 전경(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건물 내부 전경(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직원 1인당 생산성이 5대 시중은행 평균의 1.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내 시중은행 3분기 경영현황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충당금 적립 전 기준 1인당 이익이 카카오뱅크의 경우 2억8000만 원으로 동 기간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평균 1억8700만원보다 약 50% 많았다.

지난 해 같은 기간(1~9월) 5대 시중은행 직원 1인당 이익이 평균 1억7100만원, 카카오뱅크는 1인당 1억6300만 원으로 근소하게 카카오뱅크가 뒤쳐졌던 것을 감안하면 1년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쉽게 말해 카카오뱅크 직원 1명이 5대 금융지주 직원 1.5명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러한 상황은 5대 금융지주가 그동안 해왔던 제1금융권에서의 역할, 특히 막대한 인력과 언택트 환경에 익숙지 않은 고령 고객들을 위한 지점 유지 등을 감안할 때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1위인 국민은행의 경우 고용 인원이 약 1만7000 명에 달한다”며, “이들의 고용을 유지함에 따른 고용창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익에 직결되지 않는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성을 간과한 채 직원 1000명도 안되는 신생 인터넷은행과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소위 기존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을 두고 제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이 현실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55조437억 원(코스피 11위)으로 1,2위 금융지주인 KB금융 23조7011억 원(코스피 16위), 신한지주 19조1400억 원(코스피 21위) 대비 두 배의 시총을 기록 중이다. 더욱이 카카오페이가 26조6601억 원(코스피 13위)으로 역시 KB금융보다 높은 시총 순위를 나타내는 상황 때문에 여전히 주가 적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금융위원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에 가계부채 총량 관리 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충분히 부여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 출범의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강조했고,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자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부터 각 인터넷은행들이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지키도록 독려하고 있으나 이미 현실적으로 올해 목표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중·저신용자 대출 강화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오미크론 등장으로 다시 경제 재개 지속성 가능성에 회의감이 커지면서 대출 총량 규제가 서민의 삶을 더욱 옥죈다는 비판에 정부가 해결책의 일환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인센티브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립 초기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시설 투자 등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수익성이 주춤하던 인터넷은행들이 코로나19를 맞아 비대면 확대 분위기속에 이익 극대화를 보였다”며, “다만 기존 은행들도 빠르게 플랫폼화를 진행하며 경쟁력을 일신하고 있고, 정부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면 내년에도 같은 수익성을 보일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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