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더현대 서울, 신규출점 눈길
세대교체 대신 안정적 임원인사 택해
뷰티·헬스·친환경 신수종 사업 가속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되는 유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본격적인 모습이다. 강점인 오프라인 백화점 점포는 더욱 강화하고 신사업인 패션·뷰티·리빙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공격적인 M&A(인수합병) 대신 기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형태를 택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강점을 더욱 살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더현대 서울
더현대 서울 내부전경. [신용수 기자]

정지선 회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되는 유통 시장에 대비하는 한편 강점인 오프라인 점포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더현대 서울’을 신규 출점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모았다.

정지선 회장은 더현대 서울의 출점을 직접 결정하고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 혁신을 통한 미래형 백화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현대 서울은 도심 속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한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이다.

서울지역의 최대 규모의 더현대 서울은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을 차별화한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 백화점이란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들이 더현대 서울에서 쇼핑하면서 동시에 휴식도 할 수 있도록 이동 공간을 늘리고 매장 면적은 상대적으로 좁혔다.

또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했고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을 도입했다.

정지선 회장의 야심작 ‘더현대 서울’의 소비자 반응도 좋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4954억원, 영업이익은 586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5.1%와 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 등 신규 출점과 소비심리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본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당일에만 50억원, 개점 후 첫 일요일에는 102억 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 하루 기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개점 직후 한달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3개월여 누적매출은 약 2500억 안팎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에 맞춰 전국의 각 점포별로 리테일 테라피를 적용한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 해외패션 부문에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 박철규 사장을 영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 해외패션 부문에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 박철규 사장을 영입했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임원인사서 안정을 택했다. 지난 2년간 현대백화점그룹은 대표이사 세대교체로 변화를 줬으나 올해는 유임시켰다.

지난 11월 현대백화점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는 유임이 확정됐다. 디지털 전환,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에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현대리바트, 한섬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과는 대치되는 부분이다. 당시 정지선 회장은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사장단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올해에 사장단 명단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한섬에서는 외부 영입이 이뤄졌다. 한섬의 해외패션 부문을 맡아줄 박철규 사장은 삼성물산 출신으로 사장급을 외부에서 데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의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영입, 롯데가 나영호 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로 선임했듯이 인재 확보를 위해 외부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타임, 마인 같은 탄탄한 자체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온라인 전략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포트폴리오가 국내 브랜드에 국한돼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2030이 열광하는 해외브랜드 발굴과 계약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돼 정지선 회장은 올해초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등 미래 사업을 더해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주력 사업분야의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와 M&A에 나설 방침이다.

유통부문은 백화점·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상품 차별성과 온·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등 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13조 2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2030년에는 29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패션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고기능성 프리미엄 화장품 등 뷰티 분야와 디자인 소품 등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단체급식·식재·외식 등 기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고 케어푸드(그리팅) 상품 다양화에 나설 예정이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유관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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