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인터뷰서 밝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화학 본사에서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인터뷰 중인 신학철 LG화학 부사장. /사진=코리아소사이어티 유튜브 갈무리

신학철 LG화학 부사장이 '파괴적 혁신(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사업을 확대하고 체질을 바꿀 기회로 평가했다. 

신 부회장은 9일 공개된 미국의 비영리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톰 번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밤에 잠이 오지 않게 만드는 문제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파괴적 혁신과 기술은 모든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악몽일 것"이라며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면 좋은 기업을 넘어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다 망하는 기업이 아닌 혁신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LG화학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30여 년을 보낸 3M 시절 등 경력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3M 생활 이후 세계적인 회사인 LG화학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영광이며 매우 운이 좋았다"며 "지난 회사생활을 돌아보면 좋은 사람을 만났던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생각하는 등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것들이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신 부회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영어 같은 외국어 공부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고등학교와 대학생 시절 정말 많은 책을 읽었고, 그것이 내 정신과 생각을 (올바르고 강하게) 생성하며 한 인간으로서 기본을 닦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가난한 농부였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확고함을 전해주셨다"며 "기계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도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20대 초반 청년으로서 졸업 후를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한국3M을 거쳐 3M 미국 본사 부회장을 지낸 미국통(通)이다. 지난 2019년 LG화학으로 영입됐으며, 이후 LG화학 기업가치는 24조원에서 55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LG화학의 인도 가스 누출 사고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 등 여러 굵직한 경영문제를 해결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LG화학의 '2050년 탄소중립 성장' 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장기 성장 전략도 마련했다. 

신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해 "스페인 독감 사례를 보면 코로나도 3년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그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는 첫째 지출과 고용, 재고 관리 등 제어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기로 했다. 또한,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 현금 보유량을 최대한 늘렸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세계 물류와 공급망 위기에 대해서도 "물류 문제는 당장 해결할 수 없지만, 공급망은 다변화 전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또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제적 민족주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별로 자생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 배출 줄이기나 물류, 환경 위기 등은 모두 우리를 차별화할 큰 기회"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지난 6월 10억달러(약 1조113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지난 9월에는 미국 곡물 가공 기업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와 바이오 플라스틱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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