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기록 양산한 2021년…코스피 3000시대

머니무브, 역머니무브…빚투, 메타버스, NFT

지난 1월 7일 코스피 3000 돌파를 기념하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제공=한국거래소)
지난 1월 7일 코스피 3000 돌파를 기념하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제공=한국거래소)

올 한 해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2년 차를 맞아 전례 없는 기록들을 양산하며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올 한해 여의도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편집자 주)

▲ 코스피 3000시대 개막

코스피는 종가 기준 지난 1월 7일 3031.68을 기록하며 새해 벽두에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 1월 중 32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이후 횡보세를 이어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지난 7월 6일 종가 3305.21을 기록했다. 작년 봄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한 3월 19일 종가 기준 1457.64를 기록한 코스피는 12월 9일 종가 3029.57로 약 2배 오른 상황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 코스피 IPO 실적 역대 최대

증시 활황에 맞춰 대어급 기업들이 줄지어 IPO에 나서면서 역대 코스피 공모금액 톱10 중 5개사가 올해 기업공개에 나서는 진기록을 세웠다. 크래프톤(2위, 4조3098억 원), 카카오뱅크(4위, 2조 5526억 원), SK IET(6위, 2조2459억 원), 카카오페이(8위, 1조5300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10위, 1조4917억 원) 등이다.

▲ 해외 주식투자 인구 급증

올해 코스피 횡보세가 길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지난 해 등장한 유행어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26일 기준 예탁원 외회증권 보관금액은 1021억3000만 다러(약 120조 원)으로 집계돼 2012년 말(96억3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9년 만에 보관 규모가 10배 이상으로 커졌다. 해외시장별 보관금액은 미국(67.4%), 유럽(21.1%), 홍콩(3.7%) 순이었다.

▲ 외국인 주식매도 급증

개인, 기관과 함께 주식시장의 주요 주체인 외국인들이 올 한해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외국인들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31조 원 가량 순매도해 보유금액이 732조2000억 원까지 줄며 시가총액 대비 27.8%로, 2009년 6월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11월 한달 간 25억2000만달러 순매수하며 11월 조정장에서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여 매도세가 일부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급감

작년부터 이어진 개인투자자 급증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코스피 장기 횡보에 따라 개인들이 시장을 떠나며 거래대금이 급감했다. 지난 1월 일평균 26조4778억 원을 기록했던 거래대금은 4월 15조7368억 원, 7월 13조8143억 원, 10월 11조7538억원 등 지속 낮아졌고, 11월에는 11조600억 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10월 초 70조 원을 기록했던 투자자예탁금도 12월 9일 현재 63조393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증권사 수익 대폭 개선

작년 한 해 휘몰아친 투자 열풍으로 1위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으로 1조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올 들어서는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이익이 더 늘었다. 거래량 감소로 수탁 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자기자본 운용을 통한 자기매매 이익 급증, IB 역량 강화, 해외투자 결실 등에 힘입어 수익이 오히려 늘었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20%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 국내기업들의 해외상장 시도 러시

지난 3월 쿠팡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높은 기업가치를 받자 국내 유니콘 기업들을 중심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 상장에 관심을 보였다.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는 마켓컬리, 네이버웹툰, 프리굿 등으로 사업초기 누적 적자를 기록하기 쉬운 실정에서 한국 거래소 상장 기준은 이들에게 불리하다는 여론과 해외진출을 할 기업들은 해외에 상장해서 더 높은 벨류에이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유인이 결합된 결과였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골드만삭스 등을 주관사로 내세우며 미국 시장을 노크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내년 초 국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최근 프리IPO에서 2500억 원을 유치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머니무브와 빚투 극대화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전자산에서 투자자산으로의 자금이동도 활발했던 한 해였다. 제로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국내외 주식 직접투자, 퇴직연금IRP, ISA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켜 적극적인 투자활동에 동참했다. 아파트가격 상승과 함께 주식투자를 위한 빚투가 극에 달해 가계부채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경제침체 우려, 금리 인상 등에 힘입어 다시 은행권 등 안전지대로 자금을 피신시키는 ‘역머니무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고객들이 퇴직연금 IRP계좌에서 ETF 투자가 가능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 NFT, 메타버스 열풍

대장주인 반도체 주식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메타버스와 NFT 테마를 타고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게임, 엔터 섹터에 있는 주식들이 메타버스나 NFT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천명하기만 하면 이유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과열 경고가 나오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제시에 실패한 기업들의 주가가 빠지며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와 주가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도 잇따랐다. 또 NH투자증권 등은 최근 메타버스로 사옥을 구현해 자산관리 상담 베타서비스까지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ETF 투자 인기

펀드시장의 퇴조와 함께 간접투자시대가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ETF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개별 주식 투자가 쉽지 않아지자 투자자들은 향후 성장성 있는 섹터 내 종목에 분산 투자 가능한 ETF로 몰려들었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 말 기준 ETF시장에 3조6660억 원의 순유입이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 ESG, 메타버스 테나 ETF에 자금이 몰렸고,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IRP계좌에서 ETF를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ETF 시장은 초기 단순 지수 복제형에서 올해는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초과 수익률이 가능한 액티브ETF가 선호되고 해외지수에 투자하되 세금이나 보수가 유리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 밖에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임직원 줄 징계, 토스증권 등 핀테크증권사의 등장, 미연준 자산매입축소, 헝다 디폴트 위기, ESG본격화,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 비상장투자 증가, 증권사 SNS채널 활성화 등 다양한 뉴스가 함께했던 2021년이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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