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와 차별화 나서···'깨끗하고 따뜻한 보수' 지향

개혁보수신당(가칭)이 5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당을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중앙당 창당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신당이 '재벌개혁'과 '2007년 10·4 정상회담 선언'도 존중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강·정책 초안을 공개했는데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신당에서 정강·정책팀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이 5일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발표한 정강·정책 초안에는 일제강점기 이후 주요 역사적 변곡점들이 구체적으로 나열됐다. 정강·정책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표현만 있는 새누리당과 달리 3·1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의 법통, 4·19혁명과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을 신당이 추구하는 정치 이념의 핵심적 요소로 포함시켰다.

초안에는 새누리당을 의식한 표현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권력의 사유화'와 '계파와 진영에 기댄 패권주의'등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친박계를 의식한 듯한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또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의 핵심이었던 '행복한 복지국가'등을 제외하고 대신 '정의'와 '법치'를 강조하며 중립·진보적 정책을 포함시켰다.

경제 분야에서는 '재벌 개혁'을 강조했다. 신당은 "저성장·양극화의 악순환에 빠진 국민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재벌 개혁을 통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에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산업·시장을 산출하겠다"고 했다. 신당의 두 축으로 통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정치철학과 정책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안보는 강조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정상선언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신당 관계자는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남북 대화의 길까지 모두 막아버리진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노동 정책에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환경 정책에서 '신규 원전 추가 건설 제한' 등을 담은 점도 새누리당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은 "시대착오적 수구 집단과의 절연을 선언한다"며 "구질서를 타파하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어 나가겠다. 대한민국 보수의 적통임을 선언한다"고 했다.

7개 분야로 정리된 정책에 들어 있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동일노동·동일임금, 사교육 부담 경감, 감사원의 회계검사 기능 국회 이관 등은 김 의원이 정강·정책 토론 과정에서 주장했던 내용이다. 또 따뜻한 보수, 공화주의, 민주공화국, 법치, 정의와 같은 핵심 키워드는 유 의원의 트레이드마크다.

신당은 앞으로 국민 의견 수렴과 온라인 토론 과정 등을 거쳐서 정강·정책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초안의 내용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 보수그룹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국민소환제나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 등은 헌법 개정과 결부돼 있어서 개헌을 염두에 둔 정책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병국 창당 준비위원장은 "우리가 대한민국 보수의 적통"이라며 "개혁보수신당은 시대착오적 수구집단과의 절연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을 제일 잘 지키는 정당,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키는 정당, 국가 안보를 확실하게 지키는 정당이 되자"고 강조했다.

신당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발기인 1185명이 참여한 가운데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한 개혁 보수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다"며 발기 취지문을 발표했다.

신당 발기인으로는 만화영화 '뽀로로'의 제작자인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박지만 EG회장의 육사 동기인 신원식 전 수도방위사령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시국선언 대표참여자인 배상민 동서대 총학생회장 등 모두 1185명이 참여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50년 지기인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정 명예회장의 발기인 참여에는 김무성 의원뿐 아니라 반 전 총장과도 가까운 심윤조 전 의원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개혁보수신당 정강·정책 초안에 '5.18정신'과 '노무현의 10·4선언'도 존중하는 내용을 담아 새누리당과 차별화에 나섰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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