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민간의료보험 홍보물인 줄 알았다"

내 눈을 의심케한 유력 대선주자의 보건공약이다. 나는 민간의료보험 홍보물인 줄 알았다.

현재의 우리나라 만성질환관리 정책은 분절적이고, 치료중심이기 때문에 질병이 아닌 환자에 대한 돌봄(care)의 관리전략이 더욱 필요하다. 

예방 및 건강증진 개념을 도입해야 효율성과 형평성을 겸비한 훌륭한 보건의료제도를 만들어가는 데도 튼튼한 기초가 될 것이다.

관리의 전략적  접근은 단일 이슈, 단순한 생활습관의 변화와 질병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건강수준 향상을 위한 전인적(whole-person)관점에서의 접근을 취해야 한다. 통합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한 지원, 가정과 직장(사업장)의 지원, 안전, 지역사회의 건강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지원과 함께 복지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정책이 우리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그런데 고혈압당뇨병 관리 사업이나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또 1차의료 시범사업 등을 꾸준히 시행하고는 있으나 수가가 너무 낮거나 관리시스템이 번거로워서 확산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치매도 국가에서 책임진다. 멋진 정책처럼 들린다.

마치. 박근혜의 4대 중증질환 국가 책임제로 국민들에게 사기친 4년 전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만성질환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심혈관계질환(심근경색 및 뇌졸중), 암, 만성폐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당뇨병 등이 있다.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4대 중증질환(암, 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의료비 100% 국가책임제’ 공약 파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실련은 “박 대통령의 공약과 직접 연결된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간병) 항목은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서 배제됐고 선별급여제는 건강보험의 효율성을 저해해 병원의 이익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3.06.26.<사진=뉴시스>

2017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고혈압 유병률(만30세이상, 표준화)은 2007년 24.6%에서 2012년 29.0%로 증가한 이후 2015년 27.9%로 감소하였고, 당뇨병 유병률(만30세이상, 표준화)은 2007년부터 최근 8년간 약 9% 수준 유지하였으나 남자는 2007년부터 최근 8년간 약 11~12% , 여자는 최근 8년간 약 7~9% 수준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만30세이상, 표준화)은 2007년 10.7%에서 2010년 13.5%로 2.8%p 증가한 이후 5년간 13~14%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 17.9%로 전년대비 3.3%p 증가하였다.

이러한 만성질환을 'OECD 건강통계,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년간 외래방문 횟수가 14.6회로 이들 국가들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의 평균이 6.7회이므로 2배가 훨씬 넘는 것이다. 치매책임제로 외래방문이 늘어나고, 특정수가만 올려주게 되어 각 병원마다 신경과의 집중현상과 검사의 셋트처방으로 '박리다매'현상을 야기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치매 외 다른질환에 대한 형평성이 야기된다.   

특정질환을 국가가 책임져 환자가 병원을 자주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환자가 진료 받고 치료 받고 있는 지가 더 문제다. 또한 만성질환은 유병률이 높아 연간 전 세계 사망자 수의 5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혈압 및 당뇨환자의 유병률,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의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5대 사인 중 만성질환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통합적인 국가 보건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국민들을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3가지 목표는 “보편적 국민 건강권의 확보,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유지, 의학기술의 발전도모”이다.

건강의 도달 가능한 범위와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요인 안전 등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정책 또한 중요하고 질병치료 비용의 과다 혹은 질병치료를 감당할 수 없는 빈곤 등으로 발생한 감당능력 이상의 부분은 국가의 의무로 볼 수밖에 없다. 

치매 치료만을 내세워 국가의 보건의료 의무를 희석시키는 우를 범치 않기 바란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홍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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