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수익성 개선위해 국내서 3자물류 추진
물류 인프라 활용 단기간 내 흑자전환 가능성

쿠팡 풀필먼트 센터 내부 모습. 쿠팡 제공
쿠팡 풀필먼트 센터 내부 모습. 쿠팡 제공

쿠팡이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외형 확장과 미국 상장에는 성공했으나 이제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아 구축된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3자물류(3PL·Third Party Logistics)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한 영업손실은 11억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누적적자는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쿠팡은 누적된 적자를 두고 계획·예정된 금액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가면서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상장으로 약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기는 했으나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익 실현은 아직 갈길이 멀다.

이에 쿠팡은 투자자의 마음을 붙들어놓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우선 배달서비스 ‘쿠팡이츠’와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의 ‘쿠팡플레이’의 이용료 인상에 나섰다.

이어서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아 3자 물류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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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해 7월에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 등 물류 대행 서비스와 관련한 상표권을 출원하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채용에도 나섰다.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

3PL이란 기업고객에 배송·보관·유통가공 등 다양한 물류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물류회사가 보유한 창고를 기반으로 물건 보관과 발송까지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3PL은 풀필먼트는 과정을 일괄처리해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다만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인 ‘로켓제휴’는 입점업체의 다품종 소량 상품을 소비자에게 운송하는 B2C이며 3PL 사업은 소품종 다량의 화물을 기업에 운송하는 B2B에 가깝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의 3PL 자회사 ‘FBA(Fulfillment By Amazon)’ 2020년 거래액은 3000억 달러(약 355조원)에 달한다. 아마존의 온라인 사업부문 적자를 3PL 사업이 메울 정도다.

이에 쿠팡도 국내 여러 지역에 구축한 대규모 물류센터를 바탕으로 3PL 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란 성공한 모델이 있는 만큼 쿠팡도 물류센터 등 물류 인프라를 통해 단기간내에 흑자전환이 가능해진다.

쿠팡의 경우처럼 전국에 100여곳 이상의 물류거점을 구축하는 회사는 국내에 아직 없다. 쿠팡이 빠른 물류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익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쿠팡은 주문 물량 중에서 로켓배송 이외의 물량은 다른 택배사를 통해 배송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한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택배 배송이 가능하게 된다면 영업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돼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아마존처럼 3자 판매자에게 로켓배송을 개방해 물류를 위탁받는 배송서비스로 물류 시장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라며 "쿠팡은 이미 전국 배송망을 갖추고 있어 택배업체와 당장 경쟁이 가능하며 단시일에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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