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착시 일으킨 수급 이슈 마무리 단계
“기업 실적과 본원가치에 집중해야”

LG엔솔의 MSCI 조기 편입 발표(MSCI 홈페이지 캡쳐)
LG엔솔의 MSCI 조기 편입 발표(MSCI 홈페이지 캡쳐)

상장과 함께 시총 2위로 직행하며 시장 수급을 빨아들였던 LG에너지솔루션이 MSCI 편입 디데이(D-Day)를 맞아 시장 안정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3.94% 하락한 46만3000 원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27만주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들의 소폭 순매도와 함께 기관이 21만주를 순매도해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들은 상장일 577만주 순매수를 시작으로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2월 8일까지 723만주 가량을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6거래일 째인 지난 8일 장중 고점 57만7000 원을 기록한 이후 기관의 순매도 행진과 함께 주가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증시에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유일한 시총 100억을 상회하는 기업이 된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에 편입되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들이 몰려들며 기존 상장사 주가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줘왔다. 운용 자금이 정해진 상황에서 대어의 진입과 함께 지수 내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종목을 매도하고 신규로 4%대의 시총을 기록 중인 LG엔솔을 채워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일인 지난 1월 27일 밤 11시 31분 MSCI는 글로벌스탠다드지수 대형주 부문에 LG엔솔 조기 편입을 확정 발표했다. 편입 기준일은 2월 15일로 14일 종가 기준으로 편입된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은 MSCI 편입 효과로 약 7289억 원 가량의 자금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증권사 법인영업본부장은 “기관들의 경우 편입일에 맞춰 일제히 자금을 집행하는게 아니라 효율적 운용을 위해 선제적으로 편입하고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소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주말을 거치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위험, 다음 미 연준의 FOMC 빅스텝(통상 25bp가 아닌 한번에 50bp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지난 금요일 미국 시장이 흔들린 여파가 국내에도 전해지며 코스피가 한때2688.24(-2.16%)까지 밀리자 LG엔솔의 지수편입에 따른 수급 충격이 해소되길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은 상황이다.

기관들이 LG엔솔 상장일부터 6거래일 동안 순매수한 금액이 3조7399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동 기간 기관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는 6708억 원 수준이다. 3조 남짓한 금액 차이는 고스란히 다른 종목을 팔아 LG엔솔을 샀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도 주요 대형주 관련 수급 이벤트가 진행돼 향후 그 여파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은 지난 7일에 카카오뱅크 6개월 보호예수 해제지분 매도 가능에 따라 외국인의 6개월 확약분 2.79%의 유출, Pre IPO에 참여한 IPB와 Keto홀딩스의 지분 4.48% 매도 가능성등이 리스크로 내다봤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 10일부터 6개월 보호예수 해제 지분 매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올들어 반토막이 나버린 주가가 보호예수 해제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4.0%의 지분을 매도하고 잔여지분 4.48%를 보유 중인 프리미어슈페이러의 지분 매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고 연구원 분석이다.

증권사 법인영업부 관계자는 “1월 급락장 이후 잠시 반등했던 주가가 단기 반등에 따른 피로감과 추가적인 불확실성 미해소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며, “다만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이슈는 어느정도 마무리 된 만큼 개별 주식의 실적과 본원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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