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펜, AR·VR 플랫폼 10여년간 사업 영위
애니메이션 IP활용 키즈 메타버스 구축하기도
"메타버스, 커뮤니티 중심서 체험·경험 위주로 진화"

전재웅 애니펜 대표.
전재웅 애니펜 대표.

“지금까지 메타버스는 커뮤니티 위주로 구축됐다. 새롭게 만들어지게 될 메타버스 2.0은 실체화된 인터넷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커머스의 경우, 상품을 단순히 웹페이지상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메타버스 플랫폼 상에서) 만져보고 신어볼 수 있는 인터랙션(대화와 동작이 동시에 이뤄지는 행위) 중심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인공지능(AI) 분야를 10여년간 상용화한 업체 ‘애니펜’의 전재웅 대표는 최근 스트레이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메타버스가 나아갈 분야를 이렇게 정의했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에 경제적 모델을 섞은 플랫폼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3차원 가상세계는 AR이나 XR 상에 구축된 모델이거나 채팅 앱(애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플랫폼 상에서 구축된다.

애니펜은 전재웅 대표와 장현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지난 2013년에 공동 설립해 차세대 분야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영위해왔다. 다음은 전재웅 애니펜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금까지 어떠한 서비스를 선보여왔나

▲증강현실 분야와 그와 관련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다뤄왔다. AR캐릭터와 AR숏폼 콘텐츠를 공유하는 SNS 서비스 ‘애니베어’,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HOUSE of BTS’에서 AR키오스크,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마련된 ‘카카오프렌즈 포토부스’가 있다.

-IP를 활용한 게임도 있다던데

▲뽀로로 IP를 활용한 ‘뽀로로월드-AR 소꿉놀이’가 있다. 이외에도 로보카폴리의 IP를 활용한 ‘로보카폴리 월드 AR’, ‘캐치! 티니핑 AR’, ‘미니특공대 월드’ 4종이 있다.

그중에서도 미니특공대 월드는 ‘키즈 메타버스’로 불린다. 아바타 외형 제작부터 시작해 채팅, 유저 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다. 미니특공대 월드에는 게임 내 캐쥬얼 게임 3종이 따로 탑재됐다.

애니펜의 '미니특공대 월드'는 키즈 메타버스로 불린다.
애니펜의 '미니특공대 월드'는 키즈 메타버스로 불린다.

-산리오와도 협업 중인가

▲헬로키티, 코기뮹 등을 만든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와 협업을 통해 XR쇼핑 앱을 지난해 6월 출시했다. 코기뮹과 함께 상품을 증강현실로 살펴보고 실제 구입까지도 할 수 있다. 

-기존에 출시된 기술과 플랫폼들이 메타버스와 연관이 깊은데?

▲회사를 첫 창립했을 때에 당시에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세웠던 목표와 구축된 플랫폼들은 메타버스와 연관이 깊었다. 현재에 메타버스는 거품이 많고 구체적인 정의가 없다. ‘가상의 공간에 있는 무언가’를 메타버스라고 정의하기에는 너무나 좁은 범위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해 제품 구매와 커뮤니티 구축을 통한 소통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메타버스를 통해 이러한 행위가 실체적인 형태로 이뤄지게 될 것이다. 3D로 실체화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이커머스(인터넷 상거래)가 나타나게 된다는 뜻이다.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예를 들어 캐릭터샵을 형상화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캐릭터가 유저에게 물건을 시연하고 직접 판매하는 등 인터랙션이 이뤄지게 한다는 뜻이다.

해당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모여서 이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신발을 단순히 아웃링크를 통한 구매가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상품의 360도 회전을 통한 물건 확인, 곧바로 물건 구입까지 가능해진다.

여기에 유저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물건을 구입하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로 만들어 다른 유저들과 공유하는 등 커머스 행위 자체가 기쁜 경험을 즐기는 행위가 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XR쇼룸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구축하려는 것이 애니펜의 목표다.

애니베어존 카카오프렌즈 포토부스
애니베어존 카카오프렌즈 포토부스

-애니펜을 실질적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회사라고 이해해도 되는가

▲시각적으로 가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다.

과거에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는 양상에서 보듯이 유저의 요구에 맞는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구축될 것이다. 애니펜은 지금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합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의 ‘메타버스 광풍’ 시대에 구체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메타휴먼(메타버스 플랫폼 등에 구축된 가상인간)이 각광받고 있지만 이는 과거에 구축된 AR·XR의 연장선에 가깝다. 메타버스 광풍에 메타휴먼도 인기이지만 앞으로 거품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면 ‘메타버스 엔진’을 갖춘 회사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에 실망하는 이들도 많은데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크다. 현재에는 메타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3~4개월 뒤에 갑작스럽게 인기가 사그라들고 끝나는 트렌드에 불과할 수도 있다. 과거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그랬듯이 메타버스 광풍에 빠져 투기꾼 모으듯이 자본만 모이고 시각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망감이 클 수 있다.

이제는 업계도 시장 과열에만 기대지 말고 실체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의 중요한 가치는 탈중앙화라고 본다. 앞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더욱 늘어나게되면서 서로 시스템과 서비스를 협업하는 형태가 더욱 갖춰지게 될 것이다. 다만 플랫폼과 서비스의 중앙화가 이뤄지게 된다면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서로의 플랫폼끼리 연동되고 이를 탈중앙화된 형태로 구축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화된 IT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탈중앙화된 개념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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