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이은 거대한 혁신입니다. 확장현실(XR),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네트워크, 블록체인 등 범용 기술의 복합체입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앞으로 우리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적용될 전망입니다. 오는 28일 스트레이트뉴스 주최로 열리는 '2022 ST 미래포럼'을 앞두고 메타버스 혁신 사례를 미리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다. 메타버스 세상에 입장한 사용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소에서 제조·금융·물류·유통·사회·문화·국방 등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실의 한계를 넘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787억달러(약 583조원)에서 2024년 7833억달러(약 955조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세계, 증강현실, 일상의 디지털화, 실제를 디지털로 옮긴 디지털 트윈 등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메타버스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① 공장이 바뀐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서 메타버스 가상환경 구축 및 실시간 3차원 실감 콘텐츠 개발·운영 업체인 유니티와 전략적 업무 협약 체결하고, 실시간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 공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공장 '메타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실제 공장을 메타버스 공간에 똑같이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자동차 공장과 같은 메타버스 공장을 만드는 것이다. 메타팩토리가 구현되면 관리자나 노동자가 실제로 공장에 나가지 않고도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 메타팩토리 개념도. /사진=현대차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화학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현실의 복잡한 화학 반응을 그대로 메타버스로 구현하면 생산효율과 제품 품질 향상에도 효과적이다. 이미 지난 2020년 수소첨가 석유수지 생산 공정의 전 과정을 디지털 트윈으로 바꾸는 등 가상공간을 적극 활용 중이며, 현재 진행 중인 수전해 연구개발에도 디지털 트윈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화토탈도 설비 시설을 3차원 도면 로드뷰로 보거나, 가상현실로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등 스마트 플랜트 개념을 도입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다른 공간에 있는 동료와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성을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글래스도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② 개발이 바뀐다

삼성중공업은 실제 컨테이너 모형을 이용해 수행하던 품질 검사를 3차원 스캐닝 기반 가상조립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했다. 실물 모형을 만들거나 작업자가 높은 곳에 올라 직접 해야 했던 품질검사를 가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설계 도면을 확인할 수 있는 '무도면 증강현실(AR) 솔루션'으로 연간 133만장의 도면 출력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건설 현장의 물리적 요소를 가상환경으로 옮기는 디지털 트윈을 추진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삼성중공업의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스템. /사진=삼성중공업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도 메타버스에서 이뤄진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자동차 운전 시뮬레이션을 위한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도구를 개발했다. 실감 콘텐츠를 통해 도로 정보와 시나리오를 쉽게 생성해 운전자가 메타버스 환경에서 주행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쉽게 만들어준다. 또한, 자동차 주행상황에 맞게 시나리오를 사용자가 쉽게 설정할 수 있는 저작도구를 제공한다. 


③ 부동산도 산다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는 가상부동산 '랜드'를 판다. 가상부동산은 암호화폐 등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낮아 현실의 부동산 투자와 비슷하다. 가상부동산을 사면 메타버스 공간에 온라인 매장을 열거나 가상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실제 지구와 똑같은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Earth2). /사진=어스2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어스2(Earth 2)는 구글 3차원 지도 기반으로 실제 지구 크기와 같은 면적으로 제작된 가상부동산을 10㎡ 단위로 판다. 광화문, 종로, 목동, 강남 등 한국의 인기 지역도 10㎡당 평균 22달러(약 2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 이용자의 자산 총액은 이미 올해 1월 기준 1700만달러(약 207억원)를 넘어섰다. DGB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처음으로 어스2를 통해 대구 북구 칠성동에 제2 본점 건물을 구매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거주하는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진행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 포스터. /사진=삼성전자

메타버스가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분야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분야다. 학교의 입학식이나 기업의 채용설명회가 메타버스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로 글로벌 인재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와 국내 인사부서 인력들이 해외 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는 활동을 했으나 메타버스 기반으로 인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입학식이나 각종 회의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하는 학교와 기업도 드물지 않게 됐다. 

이덕우 계명대 교수는 최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간기술동향 기고에서 "메타버스는 개별 분야의 이익에 들어맞는 점이 많아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점차 현실을 초월한 공간에서의 연결 형태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 환경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환경에 접근하는 사용자가 다양한 콘테츠로 다양한 활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 기술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