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사진=삼성SDI

헝가리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이 유독물질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헝가리 2공장 완공을 앞둔 삼성SDI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헝가리 괴드에 있는 삼성SDI 공장 주변 지하수에서 배터리 원료인 리튬과 배터리 전극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NMP(N-methyl-2-pyrrolidone)가 검출됐다. 

조사를 의뢰한 현지 시민단체 괴드-에르트(God-ERT)는 전문가를 인용해 "삼성SDI 공장이 대기 중으로 배출한 NMP가 빗물과 함께 지하수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리튬과 NMP는 지질 환경 및 지하수 오염 시험에 관한 규정에 유해물질로 등록돼 있지는 않지만, 독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헝가리의) 국가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20년에만 약 354㎏의 NMP를 배출했다"며 "중부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이 오염의 배후"라고 했다.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둘러싼 이번 환경오염 논란은 2공장 완공을 앞둔 삼성SDI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시장선거에서 당선된 야당의 차바 발로 괴드 시장도 삼성SDI 투자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확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배나 급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9년 300만㎏였던 괴드 지역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0년 1260만㎏로 늘었다는 것이다. 

당시 괴드 지역 환경단체인 괴드환경협회는 "늘어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이 삼성SDI  공장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경 당국이 (삼성SDI의) 대기오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2017년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헝가리에 3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으며, 이후 약 1조원을 투자해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2공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이 40GWh 후반대로 늘어나게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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